노무현 전 대통령이 7일 홈페이지에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정상문 전 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검찰 수사를 자청하고 나선 셈이다.

그리고 검찰이 조사 뒤 발표를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보다 먼저 패를 까는 것이 모양새가 좋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리 김을 빼 놓아야 타격을 덜 받을 것이란 판단인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에서 "저의 집(부인)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라며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더 큰 핵폭탄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가 작년 2월 중순 박 회장으로부터 송금받은 500만 달러다.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의 받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엄청난 파문이 예상된다.

   노 전 대통령 이날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여 진술할 것"이라며 소환조사를 사실상 자청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권 여사가 박 회장의 돈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또 몰랐다면 권 여사와 정 전 비서관이 알선수재 혐의로 처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검 중수부는 이날 오전 박 회장으로부터 총무비서관 재직 중 수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정 전 비서관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알선수재 또는 뇌물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