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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혈'은행,서민 쥐어 짜 부자에게 퍼주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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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혈'은행,서민 쥐어 짜 부자에게 퍼주기 경쟁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4.2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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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거액 자산가들에게 우대 금리와 자산관리 서비스 등 각종 혜택을 몰아주면서 서민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축소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겉으로는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지원에 발벗고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창구의 문턱은 좀처럼 낮추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HSBC는 최근 다이렉트저축예금 예치액 4천만 원 이하에 적용되는 금리를 종전 1.4%에서 1.0%로 0.4%포인트 인하했다.

   반면 5천만 원 초과에 대해서는 1.6%에서 2.0%로 0.4%포인트 인상했다. 4천만 원 이하 예금을 예치하는 서민에게 돌아갈 금리 혜택을 줄여 5천만 원이 넘는 예금을 예치할 수 있는 거액 자산가에게 얹어 준 격이다.

   HSBC가 금리 구간을 변경하기 전인 지난 1월 15일까지 5.0%가 적용되던 3천만 원 초과 4천만 원 이하 예금자들은 석 달 새 금리가 4.0%포인트나 떨어졌다.

   다른 은행들도 예금 가입 규모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하고 있어 거액 자산가에게만 고금리 혜택을 제공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C제일은행의 마이드림통장은 100만 원 미만에 0.1%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5천만 원 이상은 2.5%로 무려 25배나 차이가 나며 발행한 수표에 포인트이자를 주는 플러스알파 통장은 1천만 원 미만이 0.1%인 데 비해 3억 원 이상은 2.0%로 20배 높다.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은 5천만 원 이상에 최고 3.75%, 1천만 원 미만에 3.45%를 제공하며 기업은행의 실세금리정기예금도 3천만 원 이상에 최고 3.34%, 3천만 원 미만에 3.10%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인 골드앤드와이즈의 대상을 금융자산 5억 원이나 30억 원 이상으로 제한하는 등 대다수 은행이 거액 자산가에게만 P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은행이 1~2년 내 PB 전문 영업점을 100여 개 늘릴 계획이지만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은행들이 전문직 공략을 강화하면서 신용도가 높은 직업군의 신용대출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달부터 이달 16일까지 8개 은행의 저신용자 대출인 '희망홀씨대출' 취급실적이 8천799명, 450억 원에 그치는 등 은행들이 공급 확대를 호언장담한 저신용자 대출은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대출 부실화를 우려한 은행들이 홍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기존 실적을 포함한 은행권의 저신용자 대출 실적은 3만638명, 1천796억 원으로 연간 목표의 13.2%에 그치고 있다.

   ◇ 같은 예금 가입해도 금리 차등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HSBC는 최근 `다이렉트저축예금' 예치액 5천만 원 이상에 적용되는 금리를 기존의 연 1.6%에서 연 2.0%로 0.4%포인트 올렸다. 반면 4천만 원 이하는 1.4%에서 1.0%로 0.4%포인트 내렸다.

   또 무점포 은행 서비스인 `HSBC 다이렉트' 가운데 이체한도, 비밀번호, 개인정보 변경과 같은 실명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종전에 무료로 제공했으나 5월 20일부터는 상담원 방문 수수료 1만5천 원을 받기로 했다. 이 서비스는 은행을 찾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바쁜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HSBC는 다이렉트 카드로 다른 은행의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을 찾을 때 내는 수수료도 600원에서 1천 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예금 규모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마이드림통장'은 100만 원 미만은 0.1%이지만, 5천만 원 이상은 2.5%의 이자를 준다.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의 금리는 5천만 원 이상은 최고 3.75%이지만, 1천만 원 미만은 3.45%이다.

  
◇ PB점포 늘리고 일반 영업점은 통폐합
은행들은 부자 고객 전용 PB영업점을 늘리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수익이 덜 나는 일반 영업점은 잇따라 통폐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2년내 PB영업점을 100개가량 늘릴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PB고객에게 거래 실적 등에 따라 일반 정기예금 금리보다 0.3%포인트가량 더 높은 금리를 얹어주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5월중 PB고객의 펀드 수익률 관리를 위해 관련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과도한 손실이 났거나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는 펀드의 경우 가입 고객들에게 사전에 알려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고객에게 제때 알리지 않는 PB에 대해서는 평가 때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PB고객 그룹을 `웰스매니지먼트(WM)그룹'으로 개편하고 예금 10억 원 미만 고객에 대해서도 특화된 영업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일반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영업점은 줄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60여개 점포를 통폐합했으며 신한은행도 104개 점포를 인근 점포와 통합했다. 우리은행도 연말까지 30여개의 지점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PB고객이 은행 수익의 80%가량을 기여하다보니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우량 신용대출, 주택대출보다 금리낮아
최근 은행권에서는 공무원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더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신용대출 금리가 담보대출 금리보다 높다는 상식과는 다른 것이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높은 가산금리를 붙이고 있지만 우량 고객에 대해서는 금리를 우대해주고 있기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공무원들에게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연 4.71∼5.1% 금리로 신용대출을 하고 있다. 이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연 4.93∼5.35%)보다 낮은 수준이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금리는 5.9% 안팎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공무원 대출도 연 4.55∼4.75%로, 주택담보대출 3.61∼5.04%보다 최고 금리가 낮다. 우리은행의 일반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는 연 5.30∼8.26%에 이른다.
퇴직금의 2분의 1범위 내에서 대출해주는 신한은행의 `공무원 우대론 대출' 금리는 최저 금리가 5.41%이다. 이 은행의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퇴직 때 퇴직금을 은행에 이체하는 조건 등으로 받기 때문에 금리가 낮다"고 말했다.

  
◇ 대형은행, 저신용자 대출 `미적미적'
반면 대형 시중은행들은 저신용자 대출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1일부터 4월16일까지 8개 은행의 저신용자 대출인 '희망홀씨대출' 취급실적은 8천799명에 450억 원이었다.

   농협(202억 원)과 전북은행(184억 원)은 상대적으로 대출금액이 많았지만 하나(29억 원), 부산(6억 원), 광주(6억 원), 대구(2억 원), 국민(8억 원) 등은 대출실적이 부진했다.

   신한과 우리는 각각 이달 20일과 22일에서야 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해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고객 기반이 넓은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전북은행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은행들은 저소득층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금감원과 함께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 전용 대출상품을 개발했으며 1년 동안 기존 저신용자 대출 실적을 포함해 약 24만 명에게 총 1조3천600억 원을 10% 후반 금리로 대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존 실적을 포함한 은행권의 저신용자 대출잔액은 1천796억 원(3만638명)으로 목표치의 13.2%에 그치고 있다.

   본격적으로 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부실 가능성 등을 이유로 상품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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