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민재 기자]"아기에게 썩은 분유를 먹인 뒤 죄책감에 떨고 있는데 회사측은 미안해 하기는 커녕 얼토당토 않은 핑계로 책임만 회피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유식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일동후디스가 썩은 분유를 판매한 뒤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소비자불만이 접수됐다.
생후 3개월 된 아이를 둔 횡성군 읍상리의 박 모(여.30세)씨는 지난 20일 인근마트에서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 두 통을 구입했다.
구입한 다음날 분유를 물에 타 아이에게 먹이자 평소와 다르게 강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단순한 젖 투정이라 생각한 박 씨는 아이에게 억지로 우유를 먹였다.
다음날 역시 아이가 계속 우유를 거부했고 의아하게 여긴 박 씨가 우유의 냄새를 맡아보니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놀란 박 씨가 캔에 남아있는 분유를 살펴보자 역시 악취가 진동했으며 캔 내부는 녹까지 슬어있었다. 의심스런 생각에 개봉하지 않은 다른 분유 캔을 열어보자 역시 악취가 풍겼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니 2011년 1월 3일까지로 아무 문제없는 제품이였다.
즉시 업체에 통보하자 인근지점 직원이 방문해 분유의 상태를 확인한 뒤 “산양분유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종종 일부 소비자들이 분유를 티 안 나게 살짝 뜯어 맛을 보고 닫아 놓는 경우가 있다. 우유성분을 검사해 그 결과에 따라 보상해주겠다”고 안내했다.
화가 난 박 씨가 "우유가 상한 걸 직접 확인하고도 무슨 검사 타령이냐? 100일 조금 지난 아기가 상한 우유를 먹었는 데 어떡하냐”고 항의했지만 직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실망한 박 씨가 직원을 돌려보낸 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개봉한 상품은 검사할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박 씨는“상한우유를 먹은 뒤 아이의 변이 보글보글하고 노란색이라 걱정이 앞선다. 아이에게 억지로 우유를 먹인 죄책감에 눈물이 난다”며 “모유에 가깝고 탈이 없다는 소리에 비싼 가격도 감수하며 산양우유를 사 먹였는 데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산양이 생초만 먹고 자라기 때문에 제품마다 미미하게 차이가 난다. 밀봉하는 부분이 구리로 되어 있어서 보이는 각도에 따라서 녹처럼 보일 수 있다”라며 “개봉하지 않았던 제품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초 직원응대에 문제가 많아 재차 방문해 사과드렸다. 제품이 개봉된 상태라 현재 연구소에 동일 제품에 대한 검사를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씨는 "만일 개봉한 흔적이 있었다면 그 걸 모를 수가 있느냐"며 "얼토당토 않은 핑계"라며 업체측의 해명에 다시 언성을 높였다.
'산양분유'를 주력제품으로 생산하는 일동후디스는 남양유업.매일유업.파스퇴르유업등과 함께 국내 분유 시장을 분할하고 있는 회사로 일동제약의 계열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24일 일동후디스가 생산한 '후디스 유기농아기밀 12개월부터' 이유식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바실러스세레우스 식중독균이 검출돼 유통.판매금지와 회수 조치했다.
바실러스세레우스는 토양과 하천, 먼지 속에 널리 분포하는 세균으로 독소를 형성해 설사 또는 구토를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