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TV 스펀지2.0 리노트-기억상실증’ 편에서 7초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영국의 음악가이자 방송국 프로듀서 클리브 웨어링의 실화를 소개한다.
클리브 웨어링은 단 7초 밖에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에게는 모든 일이 처음이며 모든 순간이 현재이다.
아내인 데보라가 편지가 왔는지 확인하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욕실에서 나온다. 또 부엌에서 거실로 옮겨온다. 클리브에게는 그 모든 것이 감격적인 재회의 순간이다. 그로서는 사랑하는 아내가 소리 없이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자꾸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때문에 아내가 나타날 때마다 그는 포옹하고 안도한다.
클리브 웨어링의 사연은 영국 언론들과 독일의 슈피겔 등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 지휘자이자 BBC의 유능한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했던 그에게 끔찍한 기억상실증의 재앙이 닥친 것은 20년 전의 일이다.
보통 사람의 경우 처음 만난 사람의 얼굴이나 전화 번호를 단 몇 초만에 기억한다. 새로운 정보는 과거의 기억을 지운다. 뇌 기능이 정상이라면 중요한 정보는 지워지기 전에 장기 기억으로 옮겨간다. 그러나 클리브 웨어링의 경우에는 그런 이전 과정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그의 뇌 속에서는 정보가 저장되지 않고 곧바로 지워져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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