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철 모르는 에어컨..또 '찜통 바람'?"
상태바
"철 모르는 에어컨..또 '찜통 바람'?"
반복고장.늑장수리.. 몸 고생.마음 고생.생계위협
  •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 승인 2009.05.15 0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에어컨 AS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때이른 무더위로 에어컨 구매와 사용이 늘면서 또다시 치열한 AS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유난히 더웠던 작년 여름, 성수기에 AS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아우성을 치고 에어컨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면서 식당 학원등 영업점들은 생계마저 휘청거렸다.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하이마트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5월 들어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70~80%이상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또 한번 AS전쟁을  치뤄야 하는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에어컨 부실AS로  고통을 겪은 소비자들은 에어컨 AS의 악몽의 떠올리며 다가올 여름을 맞이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에어컨 같은 계절 상품의 경우 AS가 폭주하는 성수기에는  서비스가 부실해지기 쉽기 때문에 미리미리 가동해보고 문제가 있을 경우 가급적 한시 바삐 손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전매장에서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는 소비자들의 모습>


▶수리할때 마다 고장만 늘어나

경기도 분당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최 모(남.41세)씨는 지난해 여름을 생각하면 악몽같다. 에어컨 고장으로 AS전쟁을 치뤘기 때문이다. 최 씨는 작년 여름  LG 에어컨 4대를 설치했다.

8월 24일경 그 중 스탠드형 에어컨의 냉각핀에 성에가 끼고 냉기도 나오지 않더니 급기야는 냉각핀 전체에 1cm이상 얼음이 생겼다. 한참 더운 날씨에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등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다음날 방문한 AS기사는 ‘냉매 부족’을 문제로 짚으며 3만 5000원의 수리비를 받고 냉매충전한 후 돌아갔다. 그러나 수리후 에어컨을 켜자 5분 만에 전원이 차단됐다. 다시 방문한 같은 AS기사는 알아듣기 힘든 전문용어를 써가며 “제품상태가 좋지 않다”며 유상수리를 안내했다.

수리이전에 없던 증상임을 짚으며 재확인을 요청하자 “가스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전원이 꺼질 수 있다”며 말을 바꿨다. 

수리 후에 냉기가 현저히 줄었지만 그냥 참고 사용했다. 그러나  이틀 후 또 다시 처음과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 최 씨를 기막히게 했다. 하지만 다른AS기사가 수리한 후에도 전원이 꺼지는 증세가 반복되면서 상황은 계속 악화됐다.

화가 난 최씨가 본사  서비스센터로 연락해 “수리가 안 되는 이유가 뭐냐? 고장원인도 모르는 거냐”고 따져 묻자 “이번에는 완벽하게 고쳐드리겠다. 최고의 기사를 보내줄 테니 기다리라”고 답했다. 추석 전에야 방문한 기사로부터 AS를 받았지만 상태는 결국 마찬가지.

최 씨는 “최고 기사가 기술을 발휘한 덕분인지 전원 꺼짐 시간이 10분에서 20분으로 늘었다”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어 “냉각핀 고치면 전원에 문제가 생기고 전원 고치면 냉각핀에 다시 얼음이...쳇바퀴 돌 듯하다 여름이 다갔다. LG는 영업점에서 한 여름에 에어컨 고장으로 입는 피해따위는 관심도 없는 모양”이라고 답답해했다.

▶에어컨AS, ‘학수고대’는 필수~

서울 방이동의 노 모(남.22세)씨도 지난해 여름 삼성전자 에어컨 고장으로 학원을 문닫을 뻔한 마음고생을 겪었다.

노 씨가 운영하는  학원의 에어컨이 고장나 찜통 강의가 계속되자 학부모들이  학원을 끊겠다고 거세게 항의해 수습하는데 온갖 고충을 겪었기 때문.

에어컨이 고장나자 마자 노 씨가  AS를 접수했지만 서비스센터는  바쁘다는 핑계로 1주일동안 수리를 미뤘다.


할수없이 학원 방학을 실시하고 노 씨도 휴가를 갔다. 휴가중 AS를 하러 오겠다는 기사의 연락을 받고 휴가지에서 허겁지겁 돌아왔지만 기사는 연락도 없이 방문 속을 펑크냈다. 거세게 항의하자 오히려 담당기사는 “바쁘다”고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노 씨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사용자가 많아지다 보니 당연히 AS신청도  많고 힘들거라는 건 안다. 그러면  인원을 보충해서라도 소비자의 고충도 해결해줘야 하지 않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계절제품을 정작 더울 때 사용하지 못하는 제품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하소연했다.


▶"우중충한 날씨엔 작동 안해!"

소비자 박 모 씨는 지난해 5월초 출산을 앞둔 아내를 위해 오픈마켓에서 대우 클라쎄 에어컨(6평형)을 구입했다.

배송지연으로 6월 중순경에야 도착해 추가 배관요금 7만원을 지불하며 설치했다.6월말 출산한 아내가 퇴원한 7월 초에야 처음으로 에어컨을 사용하게 된 박 씨는 그제야 제품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됐다. 3평 남짓한 방에서 문을 닫고 밤새도록 틀어놓아도 실내온도가 28℃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며칠 후 방문한 AS기사는 가스가 없다며 채웠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마침 방학이라 본가에서 한 달간 지내고 돌아와 AS를 요청했고 AS기사는 “다시 가스가 없다. 배관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 봐야 하는 데 설치기사가 와 봐야 알 수 있다”며 가스만 보충하고 돌아갔다.

며칠 후 다시 동일증상으로 방문한 AS기사는 “이 에어컨은 원래 그렇다” “평수가 너무 작다” “날씨가 우중충해 찬바람이 안 나온다”등으로 엉뚱한 이유를 늘어놓았다.

정상제품이라 우기는 직원의 태도에 화가 난 박 씨가 “매장에서 동일한 에어컨과 비교해보자”고 하자 “배관이 너무 길어서 그렇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설치기사와 방문해서 최종점검 후 환불을 약속했던 직원은 약속한 일자에 연락조차 없었다. 약속일자가 지나 갑자기 연락해온 AS기사는 “내년 봄에 다시 보면 안 되겠냐"는 말로 박 씨를 어이없게  만들었다.

박 씨가 소비자고발센터에 신고할 의사를 표하자 그제야 마지못해 방문을 약속했다.

박 씨는 “엉뚱한 하자제품 탓에 산후 조리하는 아내 고생만 시켰네요. 선풍기만도 못한 에어컨 때문에 고생하고 설치비 7만원도 날렸다”고 하소연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