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세계화를 추구하는 5.18 제29주년 행사 기간에 이 잡지가 배포돼 자칫 외국인들에게 광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않을까 우려되는 데도 이 법인에 매년 수천만원을 지원하는 광주시는 이 같은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매년 광주시로부터 7천여만원의 지원을 받는 사단법인 광주국제교류센터는 영어권 외국인들에게 광주를 소개하는 월간 영문잡지 '광주뉴스(Gwangju News)'를 발행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발간된 이 잡지 5월호에 2쪽에 걸쳐 '광주 러브모텔의 외관(Love Motel Facades in Gwangju)'라는 제목으로 광주천 주변 모텔들을 소개하는 기사가 문제가 되고 있다.
광주천 주변 모텔의 외관을 찍은 사진들과 함께 '광주에서는 어디서나 러브모텔의 불빛을 볼 수 있다'고 시작한 이 기사는 '젊은 연인들이 부모의 감시를 피해 즐겁고 로맨틱한 밤을 보내기 위해 사용한다'거나 '러브모텔은 불륜의 장이 되기도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매월 3천부를 발행하는 '광주뉴스'는 400여명의 회원과 인천국제공항, 한국에 있는 15개 외국 대사관 등에 발송되며 한국관광공사와 전국 주요 공공기관, 대학교 등은 물론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술집이나 식료품점 등에서도 볼 수 있다.
광주시청의 한 공무원은 "광주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이 잡지가 얼굴 역할을 할 수도 있는데 모텔을 소개한 것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며 "더구나 5.18 행사 주간을 맞아 외국인들이 평소보다 많이 방문할 텐데 이 잡지를 본다면 광주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국제교류센터 관계자는 "광주뉴스는 외국인 2명이 제작을 책임지고 있지만 특별한 규제나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며 "기사 작성자가 아마도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특이한 모양의 모텔을 소개한 것 같은데 언론에도 좋은 기사와 나쁜 기사가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운영비를 지원하는 광주시 관계자는 "지원된 보조금이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를 연말에 서류검토와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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