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밤 10시에 방송된 KBS1TV 시사기획 '쌈'은 '접대, 그 은밀한 거래' 편을 통해 일부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실체를 집중 보도했다.
이 날 방송에서는 한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이 의사들에게 제공한 리베이트 명목이 기록된 A4용지 수백장 분량의 문서가 공개됐다.
이 문건을 설펴보면 해당 제약사는 전국적으로 1천700여 곳의 병의원을 찾아 광범위하게 리베이트를 제공했으며 제공한 금액만 매 달 3억여원에 달했다.
특히 한 병원은 매달 2천만원이 넘는 돈을 리베이트로 받아간 것으로 기록 돼 있었으며, 지역 보건소에도 약 값의 일부를 리베이트로 제공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시청자들의 충격을 더했다.
이 같은 제보를 한 영업사원은 "친한 의사들끼리 술 마리러 가면 그 자리를 세미나 식으로 조작, 회식비를 대준다"면서 "선생님들이 원하는 건 웬만해서 다 들어주고 골프접대를 하면서도 약을 (병원에)넣기 위해 온갖 얘기가 오고 간다"고 밝혔다.
또 이 영업사원은 "접대로 신뢰가 쌓이다 보면 약 값의 어느 정도를 리베이트로 줄 것인지도 흥정하게 된다"면서 "약 값의 20%~50% 선에서 견적서를 써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제약사의 영업사원은 "그나마 양심 있다 하는 의사들의 경우 돈과는 별개로 영업 사원이 성실하거나 약이 좋을 것 같아서 쓰는 사람도 있지만 그럴 경우, 5% 미만"이라며 "보통 원장들은 해서는 안될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놓고 하지 않지만 걔중에 단도직입적으로 얼마를 줄 거냐고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런 리베이트 비용은 약 값에 반영돼 결국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공정위 고병희 제조업경쟁과장도 "제약계의 리베이트 문제는 리베이트 비용 자체가 약 값에 반영돼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중보건의 리베이트 수수혐의 등과 관련해 공정위와 경찰의 본격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제약업계에 또 한번 파장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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