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최태지 예술감독이 제11회 모스크바국제콩쿠르(Moscow International Ballet Competition)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최태지 예술감독은 지난 2001년 한국인 최초로 심사위원에 위촉된 바 있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최 예술감독은 “모스크바국제콩쿠르는 심사기간이 길고 심사위원의 수 역시 다른 콩쿠르에 비해 많다. 따라서 이번 콩쿠르를 통해 각국의 발레계 인사들과 적극 교류하고 나아가 세계 발레의 현황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위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모스크바국제콩쿠르는 1969년에 창설돼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국제대회다. ‘발레 올릭픽’으로 불리는 이 콩쿠르는 두 번의 예선과 한 번의 결선을 거쳐 입상자가 결정된다. 미하일 바리시니코프(1969골드), 전 볼쇼이 예술감독 뱌체슬라브 고르디에프(1973골드), 현 볼쇼이의 스타 니콜라이 쮜스까리제(1997골드) 등이 이 대회에서 입상했다.

이밖에도 한국의 많은 무용수들은 여타 굴지의 국외 콩쿠르에 나가 눈부신 수상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에 최 예술감독은 “국내 무용수들의 눈부신 활약은 지도 무용수들의 성장에 기초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무용계에는 세계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돌아온 훌륭한 지도 무용수들이 많다”며, “그들의 꾸준한 연구와 교육이 지금에서야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최 예술감독은 한국 발레의 꾸준한 성장을 위해 “전용극장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최고의 발레단으로 손꼽히는 국립발레단조차 전용극장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국립발레단은 일 년에 다섯 번의 레퍼토리밖에 선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다”며, “국립발레단이 세계적인 발레단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작 레퍼토리를 마음껏 공연할 수 있는 전용극장 설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제11회 모스크바국제콩쿠르는 마리나 시미노바(marina semyonova)에게 헌정하는 콩쿠르로 치러진다. 마리나 시미노바는 1908년 쌩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러시아의 클래식 무용수로 아그리파 바가노바를 통해 교육받은 첫 번째 대무용수였다. 시미노바는 96살의 나이에 모든 교육 일선으로부터 물러났다.
제11회 모스크바국제콩쿠르는 오는 6월 10일부터 20일까지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치러진다.
[뉴스테이지=심보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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