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진아 기자] 한 번 투자하면 평생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다단계회사의 꼬임에 빠져 시골 부모님이 어렵게 마련한 800만원을 회사에 뺏기고, 7개월 동안 단 60만원의 월급 밖에 못 받았다는 소비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접수됐다.
최근 여름방학을 앞두고 이처럼 다단계회사에서 세상물정에 어두운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을 현혹시켜 부당한 착취를 일삼는 사례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이 모(여.43)씨는 최근 조카 정 모(여.22세)씨로부터 7개월간 다단계회사에 속아 800만원의 거금을 날리고 마음과 몸까지 멍들었다는 고백을 듣고 분개해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조카의 악몽같은 다단계 생활을 제보해 왔다.
7개월 전 정 씨는 갑자기 “부산에 일자리를 찾으러 내려갔는 데 집을 얻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니 800만원을 보내 달라”고 이 씨에게 요청했다.
이 씨가 계약서를 보고 돈을 주겠다고 하니, 안 된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이 씨로부터 돈을 얻지 못한 정 씨는 자신의 아버지를 졸라 자금을 조달받았다.
그러나 이후로 정 씨와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걱정만 하다가 최근에서야 간신히 정 씨와 연락이 된 이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됐다.
부산에서 코디네이터 일을 하고 있다던 정 씨가 그동안 서울 송파구 소재의 다단계회사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것.
지인을 통해 다단계회사를 소개받은 정씨는 회사의 지도에 따라 초기 투자금 800만원을 마련해 2008년 11월경 입사했다. 입사후 정 씨는 방 두 칸짜리 지하 집에서 12명의 동료들과 함께 생활해왔다.
정 씨의 하루일과는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6시 반까지 출근해 시스템에 대해 ‘통상’이라는 팀별모임을 가지고, 8시 반에는 대표나 실장의 지휘아래 사업가들의 성공스토리를 들려주는 조회에 참여 했다.
모임이 끝난 오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FM’이라는 소개사업을 실시했다. 주로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의 이름을 대며 일정 기간을 두고 계속 접촉하는 방식이었다.
회사의 승진코스는 플래너부터 시작해 팀장을 거쳐 지부장이 되는 순으로 마련됐고, 정 씨는 지부장이 되면 월1천만원씩 평생 동안 지급받게 된다는 달콤한 유혹에 젖어 지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7개월간 쉬지 않고 일한 정 씨에게 쥐어진 돈은 고작 60만원. 그나마 800만원은 회사에서 판매하는 각종제품을 구입하느라 이미 허공으로 날려버린 후였다.
정 씨는 “회사 내에서 사생활보장이 없고 전화나 문자를 쓸 때도 늘 감시했다”며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직급이 높은 플래너가 쫓아다녀 이모에게 전화가 왔을때도 간신히 외출할 수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함께 살던 동료들 중 회사를 떠난 사람도 있지만 아직도 허황한 꿈을 쫒아 지하방에서 합숙하며 전화통에 매달려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이제서야 그 망상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 알고 땅을 치고 싶다”고 울먹였다.
한편, 제보자 이 씨는 “조카를 데리러 다단계회사에 방문했을 때 갓 스무살을 넘긴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며 “앞이 창창한 청년들이 이렇게 엉뚱한 곳에서 세월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대해 정부에서 막아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국내 다단계 판매시장에는 한국암웨이,뉴스킨엔터프라이즈코리아, 하이리빙, 앤알커뮤니케이션, 월드종합라이센스, 한국허벌라이프등 비교적 대형 업체들 뿐만 아니라 정확하게 통계조차 잡히지 않을 정도로 많은 군소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관련 법에 따라 비교적 합법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군소 업체들은 '떳다방' 처럼 상호를 바꾸며 불법 영업을 일삼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사진=MBC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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