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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가 음식물 쓰레기 '제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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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가 음식물 쓰레기 '제조기'"
장마에 악취.곰팡이 범벅..거북이AS.비싼 수리비는'덤'
  • 백진주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7.28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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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곰팡이에다 악취 나는 냉장고를 껴안고 사는 고통이 어떤지 알기나 하세요?”

찜톹 더위와 장마가 반복되는 가운데 냉장고 고장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잦은 고장으로 인한 비싼 수리비는 기본이고 썩어나가는 음식물을 치우느라 받는 스트레스는 덤이다.

냉장고는 하루만 고장 나도 생활에 큰 지장이 주는 만큼 어떤 가전제품보다 신속한 AS가 요구되는 제품. 하지만 업체들의 늑장과 무성의한 대처에 소비자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냉장고의 경우 단순한 고장이라도 음식물이 썩거나 상하기 때문에 쓰레기가 된 음식물 배상을 놓고 소비자와 업체의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사례1- 경기 시흥시 정왕동의 김 모(여.32세)씨는 4년 여 전 혼수로 180만원에 구매한 LG디오스 냉장고의 고장으로 고통 받고 있다.  20개월 된 딸아이의 이유식 준비로 냉장고에 채워준 고기, 생선, 과일 등이 썩어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

지난해 말부터 냉동실과 냉장실 모두 냉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AS요청했다. 공교롭게도 기사 방문 시에는 정상가동 되어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이후에도 문제는 반복되어 지난 2월경 5시간이란 긴 시간을 점검한 방문기사는  ‘회로 판 이상’이란 진단을 내리고 부품비  8만5천원을 안내했다.


4개월간 잠잠하다 싶더니 지난 6월 중순 아침을 준비하려고 냉장고 문을 연 김 씨는 음식들이 모두 녹아있고 상한 음식 냄새로 가득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 이번에는 모터이상이라고 설명하며 24만원의 교체비용을 안내했다.

김 씨는 서비스센터로 연락해“구매 4년밖에 안 됐고 이사한번 다닌 적이 없는 데 모터가 고장이라니 말이 되냐”고 따져 물었다. 담당자는 “기계니까 그럴 수 있다. 그래서 보증기간이 있는 것”이라고 태연한 대답과 함께 김 씨의 냉장고는 4년이 막 지나서 무상AS에서 제외된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모터교체만 하면 더 이상 문제없냐”고 물었지만 “그건 장담할 수 없다”는 뻔한 대답이 고작이었다. 김 씨는 “6개월 동안이나  점검하고도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다 이제와 무상AS기간이 지났다니 기가 막힌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더운 날씨에 당장 음식물을 관리할 방법이 없으니  단 몇 일이라도 냉장고 가동이 가능케 해달라고 도움을 청했으나 그마저도 냉장고 전원을 켜는 것과 동시에 합선으로 전기가 차단되는 바람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김 씨는 “7번 가량의 AS를 받는 동안 버린 음식물 량만 엄청나다. 아이 들쳐 업고 음식물 쓰레기 치우는 것도 고역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33만원을 들여 수리를 받았다”고 한숨지었다. 

#사례2-서울 당산동의 오 모(여.37세)씨는 최근 2년 전 구입한 대우클라쎄 냉장고의 고장으로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 2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AS를 받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이제와 무상 수리기간 경과로 유상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는 것.

2박 3일 동안 냉장고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냉동고에 보관중인 음식들은 냉동과 해동이 반복되는 사이에 흐물흐물 변질됐고 냉장고에 보관중인 우유 등 모든 음식들이 상해 쓰레기 처리해야 했다.

더욱이 오 씨는 전업주부가 아니라 냉장고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업무에도 집중하기 어려웠다.

오 씨는 “다들 10년씩 고장 없이 사용하는 냉장고가 왜 고작 2년 만에 고철이 된 것지 누가 좀 설명해 주면 좋겠다”며 “아침마다 '오늘은 냉장고가 무사할까'하는 걱정을 안고 출근한다”며 하소연했다.

#사례3- 경기 김포시 풍무동 강 모(여.50세)씨는 지난 2007년 11월경 삼성하우젠 김치냉장고를 구입해 다섯 가족이 먹을 1년 치 김장김치를 담궈 보관했다.

몇달 후 아래 칸에 보관 중이던 김치 통을 열어 본 강 씨는 김치포기 사이사이마다 꽁꽁 얼어서 김치가 투명하게 변해버린 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다른 한 통을 열어보자 하얗게 곰팡이가 피고 심한 악취가 났다.

방문한 AS기사는 김치보관 통의 뚜껑을 잘못 덮은 때문이라며 강 씨를 탓하고 온도를 1도  높이는 것만으로 수리를 종료했다. 며칠 전 지난해 정성스레 담아 보관해둔 김장김치를 꺼낸 본 강 씨는 더욱 기가 막혔다.

온통 꽁꽁 얼어버려 가위나 칼등으로 쳐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배추김치, 열무물김치모두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눈물을 머금고 모두 폐기 처리해야 했다.

AS기사는 온도조절 외에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사진을 찍어갔고 강 씨는 현재 보상 등에 대한 업체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강 씨는 “싱싱한 김치를 먹고자 구입한 김치냉장고가 일반냉장고보다도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가족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은 단순히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며 빠른 처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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