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민재 기자] “티 없이 맑고 청순한 ‘피겨 여왕’ 김연아가 모델로 등장하는 매일유업 제품이 도대체 이럴 수 있습니까?”
매일유업(대표이사 정종헌)의 제품에서 각양각색의 이물질을 검출된다는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 변질된 제품까지 버젓이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매일유업의 브랜드를 믿고 구입했다가 실망한 소비자들은 “어떤 환경에서 제품이 만들어져 이런 비생위적 먹거리가 계속 불거져 나오느냐”고 성토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생산·유통과정에서 이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제품 변질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제기돼도 “유통과정상 발생한 문제라 1차적인 책임이 없다”며 발뺌을 하기 일쑤다.
소비자들은 “고객만족을 위해 전국 각 지점마다 담당자를 배치하는 ‘CSmaster시스템’을 도입해 보다 빠르고 친숙하게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 노력 중이라는 평소 회사 측의 홍보가 무색하다”고 성토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유기농우유인 ‘상하목장우유’와 ‘ESL저지방우유’, ‘카페라떼’, ‘엡솔루트명작’ 분유 등이 시장점유율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와 인기그룹 빅뱅을 모델로 한 톱스타 마케팅에 치중해 매출신장에만 급급하고 위생관리와 소비자 민원은 뒷전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 또한 받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남양유업.서울우유.한국야쿠르트.일동후디스.파스퇴르등 유가공 업체 뿐 아니라 오뚜기.CJ.농심.대상.동원F&B.동서식품등 다양한 식품업체들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 사례가 줄을 잇고 있지만 매일유업처럼 소극적인 민원처리로 항의를 받고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
◆ “곰팡이 우유 마시고 이틀 설사”
인천시 숭의동의 최 모(남.31세)씨는 지난 6월 매일유업의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에 들어있던 곰팡이를 마시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우유를 마시던 중 이물감을 느껴 뱉어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가 나왔다. 최 씨는 우유 속 이물질 때문에 이틀간 설사를 했다.
곧바로 업체에 통보하자 검사를 해야 된다며 이물질을 본사로 보내라고 안내했다. 이물질 폐기를 우려한 최 씨는 이물질의 절반만 업체에 보낸 후 나머지 반은 냉동 보관했다.
1주일 후 업체 측은 “우유에서 나온 이물질은 ‘곰팡이’다. 타 지역 동일날짜의 생산품 중 유사한 클레임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본사에 1차적인 문제는 없다”는 검사결과를 통보해왔다. 그게 끝이었다. 진심어린 사과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제품교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최 씨는 “최소한 방문사과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업체의 무책임한 사후처리에 치가 떨린다. 매일유업이라는 대기업을 믿고 구입했는데 본사에 책임이 없다는 말만 하고는 끝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 관계자는 “소비자가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동일날짜의 생산품 중 유독 최 씨가 구입한 제품에서만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미뤄봐 제조공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프리미엄 명작’에서 벌레가 불쑥”
서울시 길음동의 정 모(여.31세)씨는 매일유업의 ‘프리미엄 명작’분유에서 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질을 발견하고 기겁했다.
정 씨는 생후 100일도 안된 아이의 건강이 걱정돼 분노감마저 들었다. 곧바로 업체에 통보하니 담당자가 방문해 검사를 해야 된다며 이물질을 수거해갔다.
하지만 5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고, 계속된 정 씨의 민원 끝에 지난 5월 마지못해 방문사과하며 분유를 교환해줬다.
정 씨는 “과연 이런 업체가 소중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분유사업을 계속해야할 이유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품질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정당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탄식했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 관계자는 “검사결과 이물질은 벌레가 아닌 비닐조각으로 판명됐다. 소비자가 고액의 보상금을 요구해 해결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 “분명 ‘두뇌이야기’두유를 구입했는데 순두부가!”
수원시 곡반정동에 사는 소비자 고 모(남.22세)씨는 아이의 간식으로 매일유업의 유기농 유아영양식 ‘두뇌이야기’ 두유를 한 박스 구입했다.
생후 16개월 된 아이에게 빨대를 이용해 두유를 먹여왔던 고 씨는 컵으로 마시는 걸 가르치기 위해 두유를 컵에 따르던 중 심각하게 변질된 제품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썩은 냄새가 진동했으며 순두부 같은 덩어리와 액체가 같이 나왔다. 최근 아이의 변이 묽고 피부가 붉게 부어올랐던 이유가 두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자 소름이 끼쳤다.
업체에 사실을 알리자 며칠 후 두유 한 박스를 들고 직원이 방문했다. 변질된 제품을 확인한 직원은 “제품을 운반하다 부딪치면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두유 한 박스 드리는 것 외에 해줄게 없다”라며 사과는 커녕 변명만 늘어놨다. 고 씨는 직원이 가져온 두유와 직원을 돌려보냈다.
고 씨는 “아이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해도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업체의 태도에 질려버렸다. 그 두유를 먹은 이후 없던 아토피까지 생겨났다”라며 “더 이상 매일유업의 제품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 관계자는 “제품의 용기 특성상 충격이 가해지면 핀 홀을 통해 공기가 유입돼 변질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