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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 앞에서 주름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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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 앞에서 주름잡기?
진짜 군인들이 관람하는 군악대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8.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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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소극장 무대에 대한민국 군악대의 연주가 재현된다면? 지난 8월 1일부터 앵콜 공연에 돌입한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는 출연하는 14명의 배우들이 모두 금관악기와 타악기를 연주한다. 국내 최초로 군악대를 소재로 뮤지컬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의 어느 날, 52사단 210연대 2대대 6중대의 진짜 군인 다섯 명이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의 공연장을 찾았다.

- 이등병 ‘전유민’ 가장 공감 돼

공연을 본 2대대 6중대 병장 손주용은 “이등병이 선임들에게 자주 야단맞아 의기소침해진 모습, 이등병이 혼자 화장실에서 노래하는 장면은 정말 가슴이 찡했다. 나의 이등병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또한 52사단 210연대 상병 서명규는 “특히 화장실 씬에서 막내 이등병의 애절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노래하는 부분은 일 년 전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눈가가 저절로 촉촉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공연을 관람했던 다섯 명의 장병들은 모두 이등병 전유민의 테마곡인 ‘어려워요’를 가장 공감 갔던 장면으로 꼽았다. 작대기 네 개 병장이라도 이등병 땐 다 힘들다. 배부르고 따뜻했던 시간 보다 힘들었던 시절이 이상하게 더 기억에 남는다. 군대를 갔다 온 남자들이 ‘왕년에 내가!’를 외치며 군 시절 고생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떠들어대는 것도 이런 이유일 테다.

- 남녀노소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다고?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군악대 소재라는 말에 남자들만 재밌게 볼 것이라는 생각은 섣불리 하지 않는 게 좋다. 공연을 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다 이렇게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봐도 좋고,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가 와서 함께 봐도 좋고, 군인들이야 물론이고, 여성들이 봐도 공감할 수 있다고.

공연을 본 진짜 장병들은 이렇게 말했다. 5중대 원동영 상병은 “평소 내무반 생활 모습이라든지 병영 생활 간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아주 섬세하게 잘 표현한 것 같다”며 “현재 군 복무 중인 장병들의 가족들이나 혹은 군대 간 남자친구를 둔 여자 분들이 이 공연을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52사단 210연대 상병 조관희는 “현역 군인, 전역한 예비군, 남자들만 경험하는 군대를 궁금해 하는 여성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며 남녀노소 불문하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이 공연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작품을 쓴 최원형, 정원보는 실제 군악대 출신으로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후진 양성이라는 취지 아래 발굴된 신인 작가들이었다. 군 시절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무반의 풍경을 고스란히 무대 위로 옮겨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뮤지컬을 만들었다. 공연을 본 210연대 2대대 6중대 상병 이성현은 “군인이기 때문에 마치 자기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한 즐거움을 느끼며 공연을 관람했다. 군인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재밌게 볼 수 있는 뮤지컬이다”라며 어머니, 여동생이 보면 좋은 공연으로 추천했다. 진짜 군인들이 본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는 이런 모습이었다.

[뉴스테이지=최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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