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라는 제한되고 특별한 의사소통 방식으로 관객을 찾고자 하는 2인극 페스티벌이 올 해로 9회째를 맞았다. 페스티벌의 첫 장을 장식한 두 연극 중 하나인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김숙종 작, 최용훈 연출)의 두 주연 배우 임형택(양상호 역) 김문식(김종태 역)을 만났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연극,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은 만화가 김종태의 집에 영업사원 양상호가 들어오게 되며 시작된다. 화장실 급하다는 핑계로 들어온 양상호의 머무름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된다. 임형택은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은 한마디로 그리움에 대한 연극이라고 하였다.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죠. 하지만 지독히 외로운 한 인간의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화가 김종태는 본래 거지였지만 봉사활동에서 만난 형 때문에 만화가의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흔하디 흔한 가정식 백반을 먹을 가족이 없는 그에게 형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그의 삶의 궤도를 바꾸게 할만큼 커다란 영향력을 끼친다. 한편, 영업사원 양상호는 김종태에 비하면 평범한 인물이다. 그도 꿈이 있었지만 현실에 부닥쳐 선택을 감행하며 현재의 위치까지 오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가정식 백반’일까. 김문식은 연극의 베스트 씬으로 두 사람이 식탁에 앉아 가정식 백반을 먹는 장면을 뽑았다. “공연 후반부에 둘이서 밥을 먹는 장면이 있어요. 둘의 관계가 밝혀지며 전환점이 되는 부분이죠” 가정식 백반 씬이 연극에서 어떠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는 연극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형, 동생과도 같은 호흡을 자랑하는 두 배우
두 사람이 이끌어가는 2인극에서는 배우들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두 배우는 실제로도 형, 동생이고, 십년 넘게 함께 한 극단에서 배우생활을 한 사이이다. 때문에 호흡도 잘 맞았고, 공연을 준비하고 올리는 동안 즐거웠고 행복했다고 한다. 김문식은 선배 배우인 임형택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였다. “형님이시니 노하우라던지 노련미가 있으셨고, 옆에서 많이 맞춰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임형택은 동생의 캐스팅이 완벽했다며 “대본을 보고 연출님이 김종태는 저 친구가 아니면 할 수가 없다고 하셨어요. 이 친구의 실생활하고 너무 비슷해요. 캐릭터를 맡은 배우로서 일종의 복이죠.”라고 말했다.
-2인극 페스티벌을 보러오는 관객들의 자세
2인극 페스티벌은 관객으로서 쉽게 접근하기 힘든 연극 형식일 수 있다. 화려한 볼거리나 다양한 캐릭터가 아닌 최소의 의사소통 단위인, 오직 두 배우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인물간의 관계나 갈등을 집중도 있게 탐구할 수 있는 연극이다. 두 배우의 주고받음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극에 몰입하여 배우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다.
김문식은 배우 입장에서도 2인극은 쉽지 않은 연극형식이라고 한다. “단 둘이 시간을 채워가야 하니까 한 순간이라도 템포를 놓치면 긴장감이 사라져요. 잘못했다고 숨을 데도 없고.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 배우가 중심이 되는 연극인 것 같아요.” 임형택은 2인극이라고 특별한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모든 공연이 마찬가지지만, 마음 편히 공연 보시고 에티켓 지켜주시면 되요” 관객으로서 막연히 어렵거나 실험적이라는 편견을 제쳐두고 열린 마음으로 연극을 관람한다면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뉴스테이지=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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