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다큐멘터리에서 방영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노르망디의 한국인’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연극 ‘디-데이(D-day)’는 노르망디의 한국인에 관심을 갖은 장태준 연출이 제작하며 시작됐다.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장태준 연출을 만나봤다.
- 연극 ‘디-데이(D-day)’라는 작품을 만들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몇 년 전 SBS에서 방영된 ‘노르망디의 한국인’이란 다큐를 우연히 보게 됐다. 다큐 ‘노르망디의 한국인’은 소설이나 영화라고 가정했을 경우 오히려 더 거짓말 같다고 할 만한 내용이었다. ‘이것을 극으로 만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이번 극단 SRT의 정기공연을 기회로 삼아 제작하게 됐다.
- 다큐 ‘노르망디의 한국인’에서 소재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한국과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2차세계대전이라는 전쟁, 특히 노르망디 해변에서 디-데이때 그 장소에 한국인이 있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다큐에서 보여 지는 한국 사람이 노르망디까지 거쳐 가게 된 과정 또한 인상적이었다. 고생은 이루 말할 것도 없고 2,000~3,000만 명이 죽은 상황 속에서 결국 미국의 포로까지 된 과정이 충분히 드라마화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관객들에게 우리의 비극적인 역사에 휘둘려졌던 한 인물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 ‘노르망디의 한국인’에 대한 방대한 자료들은 어떻게 수집했나.
기본적으로 다큐의 추적과정에서 많은 자료들을 보여줬다. 그 밖에 도서관도 다녔다. 개인적으로 전쟁, 특히 2차세계대전에 관심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자료수집에 어려운 점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단지 있을 극화하면서 ‘어떻게 이 인물을 관객들이 형상화 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에 중점을 뒀다. 영화가 아닌 무대극에 소극장 공연이다보니 표현을 효과적으로 할 만한 음향이나 영상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됐다. 원래 12~13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대본이었는데, 모노드라마로 방향을 180도 전환하면서 기술적인 부분들로 부족한 점을 채우는 방식을 택했다.
- 연극 ‘디-데이(D-day)’의 특징은 무엇인가.
모노드라마이지만 더블 캐스팅이라는 점이다. 일부러 성향이 다른 배우를 섭외했다. 배우들마다 표현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배우들끼리도 선의의 경쟁을 하는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주요인물은 노기를 영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방대한 배경도 영상 시스템이 적용되고, 그와 함께 입체음향을 사용하여 관객들이 전쟁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모노드라마로 콘셉트를 잡으면서 갖게 된 장점은 무엇인가.
영화에도 관심이 많은 편인데, 모노드라마는 연극이 할 수 있는 장점인 것 같다. 이것은 생략 가능한 극 공간의 특징 중 하나다. 생략이 무대라서 표현이 될 수 있고, 무대라서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그래서 모노드라마의 진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음향이나 영상의 방법을 사용하면 관객들이 더 호기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 연극 ‘디-데이(D-day)’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 질문은 진부하지만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일단 관객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것은 이 인물을 통해 어떤 대단한 감동이 아니다. 힘들거나 어려운 일들이 있어도 과거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살아온 이 인물을 보고 ‘조금이나마 용기를 냈으면’하는 바람이다. 또 하나는 젊은 분들이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나 자신도 장황한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대학생들 중 심지어는 한국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 물론 년도를 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쟁이 어떻게 일어나게 됐고, 어떻게 휴전이 됐고, 그 영향이 현재까지 어떻게 미치는지 알아야 하지 않나.
- 작품 제작 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첫째로는 배우에게 영상이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 음향이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를 설명하고 가상으로 연습을 해야 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둘째로는 연출이 생각하는 내용을 영상, 무대, 조명 등 각각의 디자이너들에게 ‘어떻게 반영을 해야 하는지’였다. 각각의 디자이너들 마다 일하는 특성이나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예산적인 측면에서 더 풍족했다면 조금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 다행이 지금 도와주시는 분들이 차비정도로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
극단 SRT가 준비한 연극 ‘디-데이(D-day)’는 오는 11월 6일 시연회를 시작으로 11월 12일까지 상명아트홀 2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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