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성적을 바꿔달라고 부탁한 친구 임모(29)씨 등 이 대학 4학년생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버프슈트(Burp Suite)'라는 패킷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알아낸 학내 전산시스템 관리자의 ID와 비밀번호로 전산망에 들어가 올 2월부터 8월까지 18차례에 걸쳐 임씨 등의 성적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F학점을 A학점으로 바꾼 사례가 6건이었고, 이수하지 않은 과목에 A학점을 부여한 것이 10건, C학점 이하로 성적이 좋지 않은 과목을 이수 항목에서 아예 삭제한 것이 2건 등이었다.
'버프슈트'는 제작된 인터넷 웹사이트에 오류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개인정보 습득 등을 위한 해킹 목적으로도 종종 악용된다.
평소 해킹에 관심이 많던 이씨는 지난 2월 말께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버프슈트를 이용한 해킹 방법을 습득했으며, 성적 조작을 대가로 돈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임씨 등 4명은 모두 취업을 준비하는 4학년생들로, 미처 이수하지 못한 필수 과목의 학점을 챙기거나 취업을 위해 중요한 과목의 학점을 높이고자 성적 조작을 의뢰했으며 한 학생은 조작된 학점으로 성적순으로 뽑는 학과 조교에 채용돼 지난 한 학기 활동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의 성적 조작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학교 전산망을 해킹해 성적을 통째로 바꾼 것은 처음이다. 대학 전산시스템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른 대학에도 이러한 수법으로 성적을 조작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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