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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각선미.테크닉.힘 좋은 처녀..신음도 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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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각선미.테크닉.힘 좋은 처녀..신음도 제법
  • 김용로 기자 jjimcarry@hanmail.net
  • 승인 2009.10.23 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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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차종은 단연 중형 패밀리카. 현대자동차가 상당히 도발적인 디자인으로 세계 시장을 겨냥해 도전장을 내민 YF쏘나타를 관련 동호회인 'YF제국'(www.yfjekuk.net) 운영자와 함께 시승했다.
 
난을 치는 선비의 힘찬 붓질을 모티브로 했다는 신선한 아이디어는 눈에 확 띄는 디자인으로 다가온다.
 
앞뒤 휀더와 사이드의 굴곡은 힘찬 난(蘭)그림의 뻗어나가는 스트로크를 명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 조화가 아주 다이나믹 한 것이 오히려 패밀리카에게는 과분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실내디자인과 마감수준은 요즘 높아진 현대의 감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디스플레이는 화려하고 스위치와 버튼도 편한 위치에 적절히 배열되어있다. 마감재의 품질 또한 최고수준이다.
 
요즈음 네티즌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푹신한 재질의 대시보드 마감재 또한 아낌 없이 들어가 있다.
 
가죽시트의 바느질솜씨도 최고급 럭셔리카와 견줘 뒤지지 않는다.
 
어설픈 우드그레인을 없애고 모던하면서 미래지향적이기까지 한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을 적용한 것도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엔진룸은 차 크기에 비해 빈틈이 많이 보인다. 길이 4.8미터 폭 1.82미터가 넘는 차크기에 2.0엔진이 들어간 것은 외향을 따지는  우리나라 시장에서나 통할 법한 셋팅이다. 실용을 따지는 미국의 경우 이 세그먼트의 기본 배기량은 최소 2.4정도다.
 
 
쿠페처럼 생긴 뒷 태를 보면 공간이 있을까 하는 의문은 기우로 남는다. 트렁크는 골프백 4개와 보스톤백 4개를 다 삼키고도 남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흡음재를 대다가 만 듯한 트렁크 마감도 패밀리카의 기본에 충실(!)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다른 경쟁차들도 다 그러니 그대로 따라했을 법하지만 최고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원상 출력인 166마력에 공차중량은 1410kg. 눈으로 보이기에는 최소 1500kg은 나갈 것처럼 보이는 덩치에 비해 상당히 가벼운 중량이다.
 
가벼운 중량 덕인지 상당히 가볍게 치고나간다. 새로 개발된 6단미션의 성능도 합격점이다. 필요할 때에 적절히 기어변속을 하고 킥다운도 빠르게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시원스럽게 차체를 끌고나간다.
 
 
기온이 많이 떨어지고 기자 1명이 탑승한 상태에서의 가속성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제로백 9.3초. 400미터 16.64초에 주파하는 기록은 2.0엔진의 차량으로서는 발군의 실력이다. 한여름 25도가 넘는 온도에 동승자 1명을 더 태우고 측정한 10.4초의 기록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다.
 
같이 테스트한 혼다 시빅의 기록이 제로백 8.7초, 400미터 16.3초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대등하다.
 
그러나 제원상의 출력이나 실측기록에 비해 엔진의 반응과 동력전달은  매끄럽지 못하다. 일단 회전질감이 다소 거친 느낌이고 고회전영역에서는 귀에 거슬릴 정도의 소음이 들린다. 2천rpm미만에서는 엔진의 소음을 전혀 들을 수 없지만 3천rpm을 넘어가면 소음이 들리기 시작하여 그 이상 넘어가면 거친 엔진음이 실내를 메운다.
 
거친 숨소리에 비해 중속영역(2천~4천rpm)에서의 파워도 부족하다. 그러다가 5천rpm부근부터 굉음과 함께 힘이 나오기 시작한다. 파워가 고르게 나오지 않고 고회전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쉽다.
 
 
승차감은 같이 시승한 혼다시빅에 버금갈 정도로 타이트하고 단단하다. 코너링성능도 훌륭하다. 현대차가 이런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스포티한 서스펜션 세팅이다.
 
핸들링도 깔끔하고 민첩하다. 돌리는 대로 빠르게 회전하고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다만 민감한 스티어링에 비해 고속에서 너무 가벼운 느낌이다. 그래서 오히려 안정감을 해친다.
 
엔진소음은 고회전 영역만 피한다면 상당히 억제되어 있고 타이어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다만 귓바퀴에서 들려오는 타이어의 부밍음이 조금 거슬린다.
 
 
세련된 디자인, 높은 품질, 만족스러운 주행성능. 몇가지 옥의 티로 느껴지는 점도 있지만 이정도의 패키지라면 우리나라 시장은 이 차에게 너무 좁을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이 차의 목표는 세계시장일 것이다.
 
헛점이 보이는 2.0엔진 대신 조금 더 세련된 2.4엔진과 제네시스, TG에도 올라간 3.3 3.8엔진이 이 차에 올라간다면 어떨까 하는 기대와 바램이 간절하다. 그같은 기대가 실현된다면 이 차가 세계 톱클라스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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