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2009소비자불만 결산]TV.."구입가 뺨치는 수리비"
상태바
[2009소비자불만 결산]TV.."구입가 뺨치는 수리비"
  •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 승인 2009.12.04 0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기자] 생활가전 중 소비자 불만이 으뜸인 품목은 단연 TV다.

지난 1월부터 11월 말까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으로 접수된 TV관련 소비자 피해사례는 총 218건으로 가전부문에서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주요 소비자 불만은 ▶과도한 수리비용 118건(54.1%) ▶반복적인 고장 52건(23.8%) ▶교환 및 환불규정 25건(11.4%) ▶짧은 제품수명 13건(0.5%)▶수리지연 6건(0.2%) 등이었다.

소비자들의 핏대를 올라가게 한 불만은 뭐니 뭐니 해도 과도한 수리비용.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새 TV 값 맞먹은 수리비용을 요구해 소비자들과 날선 분쟁을 벌였다.

수백만원대의 고가 제품인 LCD∙PDP TV는 제조업체들이 단가를 낮추기 위해 부품을 모듈화 한다. 때문에 조그만 고장에도 모듈전체를 바꿔야하는 시스템으로 잦은 고장이 반복될 경우 수리비용이 신제품 구입비에 맞먹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TV의 경우 고장 발생빈도는 구입 1~3년 후가 가장 높았고 3~6년이 뒤를 이었다. TV나 냉장고, 세탁기의 사용 기간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대부분 10년 전후였다. 따라서 짧은 제품 수명에 대한 불만 역시 많았다. 

품목별로는 LCD TV가 93건으로 가장 많았고 PDP TV가 85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일반 TV와 LED TV가 각각 36건, 4건씩 접수됐다.

무상기간 지나자 거액 수리비 ‘덜컥’

광주 봉선동의 김 모(여.53세)씨는 지난 2006년 7월경 자녀들로부터 400만원 가량의 LG전자 LCD TV(47LB1DR)를 선물 받았다.

구매한지 얼마 되지 않아 TV가 저절로 켜지는 일이 자주 발생하더니 같은 고장이 반복됐다. 참다못한 김 씨가 교환 요청을 하자 조그만 은박지를 하단에 붙여준 후 아무 이상 없는 리모컨을 교환해주며 경과를 지켜보자고 달랬다.

참고 사용하던 중 지난 4월 20일경 갑자기 TV화면의 반쪽이 흐려지며 여러 줄이 생겼다. 방문한 AS기사는 30만~100만원의 수리비용을 예상했다.

억울한 마음에 본사로 문의하자 “2년이 지난 시점이라 소비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하다”고 잘라 말했다.

김 씨는 “제품불량으로 교환을 요구할 때는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은박지만 붙이더니 이제와 무상기간을 빌미로 수리비를 떠넘겨다니 억울하다”며 한탄했다.

수리비용,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부산 연지동의 이 모(여.46세)씨는 지난 2006년12월 600만 원가량에 구입한 삼성 LCD TV(52inch)릐  화면이 나오지 않는 고장으로 AS를 요청했다.

방문한 AS기사는 제품내부는 확인하지도 않은 채 보드의 작은 부품을 교체해야한다며 15만원의 수리비용을 안내했다. 믿고 수리를 맡겼지만 부품교환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기사는 다시 ‘메인보드’문제라고 말을 바꾸며 73만원의 비용을 안내했다.

이 씨의 가족이 비용을 부담스러워하자 55만원으로 할인해주더니 다시 40만원으로 내려갔다. 시장물건처럼 흥정되는 수리비용에 이 씨는 점차 신뢰를 잃어갔다.

그러나 더 이상은 TV를 방치할 수 없어 메인보드를 교체하자 담당기사는 최종수리비용으로 무려 160만원을 청구했다. 그러고도  3일 후 다시 TV가 먹통이 되어버렸다.

이 씨는 “수리라고 하는 것이 무조건 고가의 부품 교환하는 방법뿐 인 것 같다”며 “부담스러운 수리비용에도 제대로 고쳐지지 않으니 수백만원대의 TV는 벽걸이용 액세서리일 뿐”이라고 탄식했다.

TV 사용주기는 겨우 1~2년?

인천 송도동의 장 모(남.45세)씨는 5년여 전 SONY에서 42inch PDP TV를 약 1천 200만원에 구입했다. 평소 워낙 소니라는 브랜드를 좋아해 고가임에도 구매를 결정한 것.

하지만 1년 반 이후부터 화면에 심한 눈부신 현상이 생겼고 유상AS후에도 동일현상이 반복됐다. 본사 입고 후에도 해결점을 찾지 못해 결국 오랜 실랑이 끝에 50inch의 전시상품으로 교환받았다.

교환받은 소니 50inch PDP TV마저 사용한 지 약 2년 반이 지날 무렵부터 좌측 상단에 흐릿하게 세로줄이 나타났다. 전파수신이나 접촉 불량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1년이 지나면서 증상은 더욱 심해졌고 차일피일 미루다 AS를 신청했다.

방문한 담당기사는 '패널 불량'을 진단하며 무상보증기간이 지났다며 자그마치 230만원의 수리비를 안내했다. 그마저 원래 비용인 450만원에서 할인을 해줬다는 생색에 장 씨는 할 말을 잃었다.

고객지원실로 과도한 수리비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책임자는 "원가는 약 230만원인데 50%를 본사가 부담해서 110만원까지 조정해주겠다. 아니면 시중에 판매 중인 380만원의 52inch 제품을 보상 개념을 적용해 80만원 할인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장 씨는 "수리비 110만원이면 국내브랜드 42inch TV도 족히 살 수 있는 금액이다. 과연 반복적으로 고장을 일으키는 제품을 고쳐 쓰거나 다시 구입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고 허탈해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