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2009소비자 불만결산]보일러.."고장나면 왕창 바가지"
상태바
[2009소비자 불만결산]보일러.."고장나면 왕창 바가지"
  • 이경동 기자 redlkd@csnews.co.kr
  • 승인 2009.12.29 0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경동 기자] 엄동설한의 필수품, 보일러가 말썽을 부리고 있다. 고장이 잦거나 부실한 AS때문에 올 한해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올 1월부터 11월 말까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접수된 보일러 관련 피해제보는 총 68건이었다. 

피해유형은 ▶과도한 서비스 요금 18건(26.4%) ▶반복적인 고장에 교환 및 환불 거절 16건(23.5%) ▶상담원 불친절 10건(14.7%) ▶AS기간 임의 단축 10건(14.7%) ▶AS 불만족 4건(5.8%) ▶기타 10건(14.7%)등 이었다. 2가지 이상의 복합적인 불만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보일러 특성상 겨울철(1,2,11,12월)에 피해사례가 집중됐다.

"보일러 출장AS비용은 분당 1만원?"


서울 목2동의 오 모(남.51세)씨는 지난 11월 7일 사용 중인 대성셀틱 보일러의 난방 온도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AS를 신청했다.

한참 후 방문한 서비스 기사는 외관 케이스를 열어 온도 조절 코드를 빼서 청소용 솔로 몇 번 쓱쓱 문지르고 연결하자 금새 정상 작동됐다. 먼지로 인한 접촉 불량이 원인인 듯 했다.

담당기사는 불과 2~3분 만에 AS를 끝내고는 청소비 2만원과 출장비 1만원 등 총 3만원을 청구했다.

"부품하나 교체하지 않고 내부 청소는 커녕 연결부위 먼지한번 솔로 털어내고 청소비로 2만원을 청구하다니 터무니없이 많은 요금"이라고 따졌지만 회사 규정에 맞게 책정된 요금이라는 반복된 주장에 울며 겨자 먹기로 요금을 지불했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던 오 씨가 고객센터로 문의하자 역시나 규정에 따른 처리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답변이었다.

오 씨는 “3분 만에 처리할 수 있는 단순 작업으로 수 만원을 챙기는 행위는 횡포와 다름없다. 1분당 1만원이라니 어이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경우 전화상으로 안내만 해줬어도 소비자가 간단히 조치될 수 있었다. 무조건 출장AS를 접수해 과도한 서비스요금만 챙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성셀틱보일러 관계자는 "내부규정에 청소비 2만원, 출장비 1만원이 책정되어 있다"며 "실제 20~30분의 서비스가 이뤄져도 소비자는 아주 간단한 처리로 오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당기사 확인 결과 10년 이상 사용한 노후 보일러였고, 접선 불량으로 인한 수리였다. 규정에는 맞게 처리한 것이지만 금액 책정에 무리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환불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무상AS기간 끝나자 수명도 '끝'..내구재 맞아?"

부산 안락동에서 한의원을 운영 중인 김 모(여.37세)씨는 지난 7월 14일 침구실에 설치된 경동나비엔 전기온수기에서 누수가 발생해 AS접수했다. 한 달 전에도 배관누수로 1만 원가량을 들여 수리를 받은 터였다.

방문한 담당기사는 "온수기 내부 수조의 부식정도가 심하다"며 새 제품으로 교체를 권유했다. 김 씨는 지난 2007년 5월 한의원을 개업 시 설치해 이제 겨우 2년 2개월 사용한 제품을 폐기해야 한다는 설명을 믿기 어려웠다. 침구실에서 간간히 손의 체온을 높이는 용도로 온수기를 이용했던 터라 여름철에는 사용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업점에서 매번 수도를 잠궜다 켤 수도 없어 결국 보상구매로 제품을 교체하는데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김 씨는 "내부구조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전문적인 용어가 대부분이라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저 온수기라는 제품의 수명이 2년밖에 안 되는 사실이 놀라운 따름"이라고 의아해했다.

이어 "무상AS기간이 끝나는 직후에 이런 중대결함이 생긴 것도 기막힌 우연 아니냐"며 허탈해했다.

이에 대해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2년 사용기간에 대한 감각상각을 적용해 18만원의 제품을 13만원에, 설치비를 50% 할인한 3만원에 보상교환을 하는 것으로 소비자와 원만한 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수조의 수명에 대해서는 "보통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인데 이번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기술자들은 설명한다. 다만 물을 담아두는 곳이다 보니 물의 염도나 기타 성분에 따라 부식정도가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보일러 수리 요청에 "뭘~어쩌라고?"..온 집안 '냉골'

대구 신평동의 이 모(남.41세)씨는 지난 2007년 11월경 600만원의 심야전기보일러를 할부 구매해 매달 18만원씩 지로납부중이다.

지난 3월 25일 보일러가 갑자기 작동되지 않았다.

주말이라 곧바로 접수하지 못하고 추위를 힘들게 견디다 월요일인 28일 오전 곧바로 해당업체로 연락했다.

수십 번의 시도 끝에 안내여직원과 통화가 이루어졌다.

이 씨는 "전화연결이 너무 어렵다. 상담직원이 1명뿐이냐?"고 묻자 "팀장이 출근하지 않았다. 어쩌란 말이냐"며 쏘아붙였다. 어렵게  연결된 여직원의 퉁명스레 말투에 더 기분이 상했지만 감정을 억누르고 보일러 이상을 이야기하고 수리를 요청했다.

여직원은  "잠시 후 해당기사가 연락할 것"이라고 안내했지만  3시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AS센터로 연락했지만 역시나 연결되지 않아 영업부로 연결한 이 씨는 "업무상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으니 1시간 안에 조치해 달라. 이번에도 연락이 없으면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역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소비자센터로 불만을 접수한 10여분 후에야 연락이 왔다.

방문한 AS기사는 보일러 점검조차 하지 않고 "전원이 꺼져 있으니 올리면 된다"고 안내하고는 수리비용 4만원을 청구한 후 노모와 실랑이 끝에 2만원을 받아갔다는. 당연히 보일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 씨는 "현재 집은 시베리아벌판을 방불케 한다. 방바닥은 냉골이고 온 가족이 감기에 걸려 고생중이다. 5월에 두꺼운 겨울이불이 웬 말이냐"며 기막혀했다.

이어 "제대로 수리도 않고 4만원이란 고액 수리비를 청구하다니... 아직 할부금이 400만원이나 남아있는 데 앞으로 이 제품을 쓸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D사 관계자는 "며칠씩 지연된 것도 아니고 요청 즉시 처리하지 않는다고 성화였던 소비자"라며 "월요일에는 주말에 밀린 상담 량이 많아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단기가 떨어져 있어 점검하고 테스트까지 했지만 문제가 없어 AS를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출장비용에대해서는  “타사에서도 4만원가량이 청구된다. 이동거리등을 감안해서 청구한다”고 답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