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기자] 최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을 사칭해 관련용품을 강매하거나 허위수리비용을 청구하는 사기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식직원이 아닌 이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한 시공은 가스폭발 등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신길동의 이 모(남.38세)씨의 어머니는 지난 21일 황당한 속임수에 꼼짝없이 당했다.
오후 1시경 ‘도시가스 점검을 왔다’며 한 여자가 이 씨의 집을 방문했다. 매번 오던 직원이 아닌 걸 알고 궁금해 하자 “그 분은 그만 뒀다. 그 직원은 점검만 하는 거고 나는 전체적인 점검 차 왔다“며 집으로 들어섰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여자는 보일러를 살펴보더니 물이 샌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위험하니 근처 수리업체 기사를 연결해 주겠다고 말했다. 위험하다는 말에 불안감을 느낀 이 씨의 어머니가 비용을 문의하자 내부 청소는 4만원 정도면 된다는 말에 점검을 요청했다.
방문한 기사는 밸브 등의 부품 교체를 안내하며 “지금 수리하지 않으면 보일러 물이 새 집이 엉망이 된다”고 위협했다. 이어 “원래 29만원이지만 배관청소비와 출장비 4만원은 할인해 줄 테니 25만원만 내라"고 생색도 잊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도시가스 직원이 맞는 지 묻자 사진이 붙은 수첩을 보여주며 공단 소속임을 재차 강조했다. 겨울철 보일러 고장이 걱정됐던 어머니는 수리 후 비용을 지불했다.
퇴근 후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뭔가 의심쩍었던 이 씨가 곧바로 서울 도시가스로 문의하자 오늘은 어떤 점검도 나간 적이 없다는 기막힌 답을 듣게 됐다. 상황을 설명하자 점검직원이 사설업체로 수리 등을 연결 해 주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금결제 확인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해 봤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인터넷 상에도 같은 유형의 피해자들이 수두룩했다.
이 씨는 “대상을 찾을 수 없으니 보상받을 길도 막막하다. 어르신들 상대로 한 이런 사기행각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사기행각을 알리기로 결정했다”며 제보의 뜻을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취재팀이 해당 연락처로 수차례 연결을 시도했지만 역시 이루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