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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SM5시승기]"이봐 쏘나타..나랑 맞짱 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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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SM5시승기]"이봐 쏘나타..나랑 맞짱 뜰래!"
  • 김용로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3.0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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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용로 기자]어느나라 자동차시장이나 가장 치열한 각축장은 중형 패밀리세단 시장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리터급 중형차시장이 가장 많은 판매량과 함께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시장에는 이미 쏘나타라는 대마(大馬)가 버티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쏘나타를 위협하며 품질이나 성능 면에서는 오히려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바로 르노삼성의 SM시리즈다.
 
세계적인 품질과 엔지니어링 능력을 갖춘 닛산 차량을 기반으로 감성품질을 더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르노삼성이 이번에는 프랑스 르노의 기술력을 물려 받아 뉴SM5를 내놓았다.
 

제원출처: 네이버 자동차
 
뉴SM5는 경쟁차종인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넓고 긴 차체를 지녔지만, 중량은 1480kg으로 쏘나타보다 어른 한 사람정도의 몸무게가 더 나간다. 엔진출력은 141마력으로 이전모델과 다르지 않다. 고회전에서 힘을 발휘하는 쏘나타의 쎄타2엔진에 비해 실용영역에서 고른 출력을 낸다는 것이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특히 가속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토크는 19.8로 쏘나타의 20.1과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실내공간은 넓다. 특히 뒷좌석은 시트가 낮은 쏘나타와 달리, 뉴SM5의 뒷좌석은 소파처럼 높고 편안하다. 그래서인지 뒷좌석에 앉아도 답답하지 않고 시야가 확 트인 느낌이다. 다만 앉은 키가 큰 사람은 천장에 머리가 닿을 수도 있다. 가죽시트의 재질은 쏘나타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고급스럽다. 시트의 쿠션이나 안락감도 더 나은 느낌이지만 단단하게 잡아주는 안정감은 미흡하다.

 

운전석과 계기반, 대시보드 및 스위치의 배열은 유럽의 어느 고급차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컬러의 선택과 마감재의 적절한 배치 또한 눈을 한층 즐겁게 해준다.
 
특히 시승차에 적용된 밝은 베이지색 가죽과 짙은 밤색의 배치는 푸른색과 검은색 일색인 요즘 디자인 트렌드에 비해 더 참신해 보인다. 고급 호텔의 응접실처럼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은은하게 흐른달까. 푸른색 LED조명으로 치장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과는 다르게 따뜻한 색감의 일반조명이 여기서는 오히려 더 나아 보인다.

문 안쪽은 우레탄폼과 플라스틱, 가죽, 메탈그레인, 우드그레인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고 마감재질과 조립품질은 최고수준이다. 다만 도어의 손잡이 부분이 튼튼하지 못해 다소 흔들리는 현상을 보였고, 센터콘솔도 견고하게 조립되지 않아 주행할 때 다소 흔들림을 느낄 수 있었다.
 
삼성SPI의 음이온발생기와 카트리지를 바꾸어줄 수 있는 방향제가 들어간 것은 좋은 발상이다. 차 안이 항상 상쾌하고 은은한 향으로 유지되어 편안한 운전환경을 제공한다.
 
자동차 오디오의 명품 보스(Bose)의 시스템은 웬만큼 까다로운 오디오매니아의 귀도 만족시킬 만큼 훌륭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그러나 고급브랜드의 자존심일까? 오디오의 음질을 조절하는 기능을 찾을 수가 없다. 음질 자체가 워낙 뛰어나 따로 조절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지만  기능 자체가  없다는 건 좀 놀라웠다. 
 
운전석 파워시트는 물론이요 안마시트까지! 운전을 하면서 허리와 엉덩이를 자극 받는 것이 안전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쿨"한 장비다.
 
편의장비로만 보자면 4-5천만원을 넘나드는 럭셔리카와 거의 맞먹는다. 2천만원대의 패밀리카에서 이런 장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반갑다. 
 
계기반의 게이지와 속도계는 큼직하고 시원하다. 트립(Trip) 컴퓨터의 정보가 LCD창을 통해 나타난다. 역시 경쟁력이 있는 부분이다. 평균연비는 물론 사용한 연료의 양까지 표시해주는 것이 이채롭다.
 
그러나 프랑스 디자이너의 고집일까?  실용적인 면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한계상황에서 차체의 안정성을 자동으로 제어해주는 주행안정장치(VDC)가 기본이 아닌 옵션으로 되어 있는 점이 그렇다. 그동안 옵션으로 설치해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던 현대는 이 장비를 기본으로 장착했는데 르노삼성이 뒤늦게 옵션으로 돌려놓은 이유가 뭘까?
 
주행성능이나 운전자의 편의 장치인 수납공간의 협소함도 아쉬운 대목이다. 바로 찾을 수 있는 수납공간은 두 개의 컵홀더뿐이다. 도어포켓도 협소하다.
 
특히  조수석 대시보드에 있는 글로브박스, 일명 '다시방'이라 불리는 수납공간도 아담한 사이즈라서 차에 이것저것 널려두고 있는 운전자라면 구겨 넣기 바쁠 상황이다.
글로브박스의 문을 열자 커다란 플라스틱으로 된 도어가  입을 벌리며 내려온다. 그 안으로 수납공간이 나타난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센터 암레스트 밑의 콘솔박스도 크기가 아담해 이 차를 모는 소비자는 잡동사니를 잘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 같다.
 
각종 편의장치가 많다보니 스위치도 여간 많지 않아서 쉽게 조작할 수있도록 배치에대한 연구를 많이 한듯 싶다. 그러나 연구가 너무 깊었는지 그다지 자연스럽지는 않다.  스티어링휠 리모컨은 일반적으로 대시보드 스위치까지 손을 뻗치지 않고 편히 쓰라고 운전자 가까이에 부착한다.
 
그러나 뉴SM5는 깔끔한 실내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이 편의장비를  스티어링휠 뒷편에 배치해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을 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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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장치와 오디오의 스위치도 아래에 배치돼 조작하는데 시선을 뺏길까 우려됐다.
 

 
디자인면에서 보자면, 다소 과격하고 공격적이라 호불호가 갈리는 YF쏘나타에 비해 뉴SM5는 많은 사람들의 취향을 맞춘 점잖은 디자인이다. 이 차의 원형인 르노 라구나의 전위적인 디자인은 르노삼성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치면서 보다 차분하게 다듬어졌다.
 
낮게 깔린 보닛의 날카로운 라인이 부드럽게 루프를 타고넘어 뒷트렁크로 이어지는 모습은 자연스럽다. 앞 오버행(차체 가운데 바퀴 바깥쪽으로 돌출되는 부분)이 조금 긴 점은 스포티함을 깍아먹는 요소다. 하지만 전륜구동 세단의 한계임을 감안하면 금방 수긍할 수 있다.
 
물흐르는 듯한 라인을 표방했는 풀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 유연한 역동성을 강조한 디자인 컨셉트)를 내세운 쏘나타 보다는 이 차의 라인이 더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으로 보인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거니 나긋나긋한 엔진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정차 시 소음도는 40.1데시벨.
 
서 있는 상태에서의 엔진소음은 경쟁차종인 YF쏘나타와 대동소이한 수치를 보인다.
 
그러나 엔진회전수가 올라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5000rpm에서 뉴SM5의 성능은 YF쏘나타 보다 무려 8데시벨이나 조용하다. 이 정도면 최고급 차종인 6기통, 8기통세단의 정숙성에 육박한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4기통차량 중에서는 가장 조용한 느낌을 받았다.
 
노면소음도 잘 억제되어 있다. 소음억제 부문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동급 최강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시속 80km로 정속주행을 하면서 측정한 소음도는 61~62데시벨로 억대를 호가하는 렉서스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참고로 YF쏘나타는 63~64데시벨로 약간 더 시끄러웠다. 타이어에서 들려오는 노면소음이 주원인이다.
 
조용한 엔진음, 주행소음과 달리  가속 성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일상적인 주행영역에서 우수한 출력이 나오도록 했다는 르노삼성의 주장처럼 일반 시내주행 성능은 우수했다.
 
그러나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가속감은 밋밋하다.
 YF 쏘나타에 비해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속도) 이 1초 정도 차이를 보였다. 
 
1단에서부터 휠스핀(바퀴의 공전현상)이 발생해 컨트롤을 필요로 했던 YF쏘나타와는 달리 뉴SM5는 트랙션컨트롤 (미끄럼 방지장치)을 해제하고도 출발할 때 휠스핀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이 크기의 휘발유 엔진에서는 낮은 회전수부터 치고 나가는 두터운 토크감을 기대하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테스트연비는 리터당 7.5km로 9km대의 YF쏘나타에 못미쳤다.
핸들링은 가볍고 정확하다. 지금까지의 르노삼성차들과 같은 느낌이다. 민감한 스티어링은 차의 앞부분을 가볍게 돌려준다. 조금 가벼운 느낌이지만 노면의 상황을 쉽게 전달하면서 충격은 잘 걸러주는 점에서는 유럽차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있다.
 
서스펜션세팅도 과거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전륜 맥퍼슨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세팅을 그대로 이어받았는데 오히려 이전보다 승차감에 더 촛점을 맞춘 세팅이다.
 
가볍고 민첩한 핸들링에 비해 서스펜션은  무르게 조율됐다.  일상적인 주행상황에서는 안락하고 밸런스가 잡혀 있지만, 가속하면 조금 흐트러진다.
 
다행히도 17인치 휠에 끼운 타이어의 그립력은 만족스럽고 소음도 없었다. 
 
브레이크성능은 패밀리카로서는 무난하다. 그러나 같은 회사 SUV모델 QM5의 출중한 제동성능을 경험했던 기자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브레이크의 답력(밟는 힘)은 적당하고 믿음직한 제동력을 보이지만 고속으로 갈수록 성능은 조금씩 떨어졌다.
 
 
패밀리카를 평가하면서 가속성능이나 핸들링, 제동성능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차량으로 트랙에 들어가서 레이싱을 즐기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능의 극한을 체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성능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한계까지 몰아붙이지 않고도 위험을 벗어날 수 있으며 경쾌한 주행성능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진정한 패밀리카의 가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주행성능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자의 지론이다.
 
뉴SM5는 잘 만들어진 차다. 조용한 실내와 나긋나긋한 승차감 그리고 뛰어난 조립품질을 가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을 거의 다 집어삼키고 세계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높아질 대로 높아진 현대의 콧대를 눌러주고 견제할 기대주요, 대항마인 SM5. 프랑스의 디자인적인 센스와 미적 감각이 반갑기는 하지만 그들의 오만함과 아집도 현대에 못지 않은 듯하다. 유럽적인  실용성과 디테일처리가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중형 패밀리카의 주고객이 30~50대 직장인들로 고속 주행보다는 일상의 편안함과 안락함의 가치를 더 높게 추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 차가 탁월한 선택일 될 것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의 자동차정보 1번지 '카포탈' - 김용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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