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제작한 천안함 만화에 대한 논란이 일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가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알리겠다는 취지로 제작했음에도, 그간 의혹 제기에 앞장선 이들을 편향된 시각을 가진 것처럼 묘사했기 때문.
이 만화는 '천안함 피격사건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32페이지 분량으로 이뤄져 있다. 기자를 주인공으로 해 천안함 사건을 취재하며 이와 관련된 의혹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13일 국방부가 천안함 관련 민군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발간하며 만화를 함께 제작, 배포했다.
문제는 만화 중간 중간에 천안함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하는 듯한 인신공격성 내용이 담겨있다는 것.
침몰 원인이 기뢰에 의한 것인지 어뢰에 의한 것인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공기 중 폭발인지 수중 폭발인지를 구분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 모, 서 모 교수들도 이를 헷갈려 하던데…"라고 묘사했다. 기본적 내용조차 모르는 채 허위 주장을 편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또 천안함 사건을 북한 소행이라고 의혹을 제기한 집단에 대해서는 국론분열의 책임을 전가했다. UN에 서신을 보낸 시민단체는 이 만화에서 국가적 망신을 초래한 집단이 돼버렸다.
심지어 만화 초반부에는 천안함 사건과 무관한 '혈맥'이란 작품이 추천되기도 한다. 만화 속 주인공이 새벽까지 재미있게 읽은 소설로 여자 친구에게 추천한다.
기자들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도 담겼다. "천안함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 "확실한 증거 없이는 기사 함부로 쓰지 마라", "워낙 험한 세상이라 잘못 했다간 한방에 가는 수가 있다" 등의 멘트가 그러하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만화 제작을 주도한 군 관계자는 "천안함 조사결과 보고서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화로 제작한 것"이라며 "작가와 상의를 통해 재미 요소를 더하기 위한 것이지 특정 층을 겨냥한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