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이호진(48)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원곤 부장검사)가 이 회장의 모친인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의 자택과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인 '한국도서보급㈜' 을 잇달아 압수수색하며 강도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국도서보급㈜'은 태광그룹의 비자금 창구로 의심받고 있는 이 회장 부자(父子) 소유의 도서상품권 업체다.
검찰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이 상무 자택에 수사관 6∼7명을 파견해 약 4시간50분 동안 회계서류와 전표 등 박스 1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자택 내 잠겨진 문과 금고를 열고자 열쇠공 2명을 부르는 등 강도 높은 수색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광그룹내에서 '왕(王)상무'란 별칭으로 불리는 이 상무는 자택에서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상무가 고(故) 이임용 선대회장 때부터 자금 관리를 총괄한 만큼 비자금 실태를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법원에 세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최근 발부받았다.
앞서 검찰은 태광그룹의 금융 부문 지배회사인 한국도서보급의 경기도 안양시 본사를 지난주 압수수색해 회계자료와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아들과 지분 100%를 소유한 이 업체를 통해 계열사의 돈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 등을 포착해 내부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검찰은 또 이날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 측근의 경기 일산 자택도 압수수색해 내부 서류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달 안에 이 회장과 모친인 이 상무를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