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계에 뒤늦게 발을 디딘 소녀가 있다. 청소년기 심리적 방황기를 끝낸 정수지 양은 열다섯 살에 무용과 만났다. 초등학교 혹은 유치원 때부터 무용을 시작한 친구들과 달리 시작이 조금 늦었다. 늦었다는 생각이 든 만큼 그녀는 정말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친구와의 간극을 그녀의 땀과 노력으로 메웠다. 그 결과로 한국무용협회 주최 제47회 신인무용경연대회 전통무용 여자부문 특상과 제16회 경기국악제 무용부문 일반부 대상을 거머쥐었다. 잇단 수상에도 흥분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연습에 몰입했다는 정수지 양을 만났다.
- 뒤늦게 만난 무용과 사랑에 빠지다
무용을 시작한 지 5년, 그녀는 아직 상을 받기에는 내공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상을 받은 것은 더없이 행복하지만 너무 빨리 상을 받았다는 생각도 들어요. 혹시라도 연습하다가 제가 해이해질까 걱정됩니다.” 혹여나 마음이 흔들릴까 걱정하는 정수지 무용수는 아직도 꿈에 닿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수상의 영광도 밑거름일 뿐 아직 그녀가 만족할만한 위치는 아닌가 보다.
뒤늦게 재능을 발견한 그녀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선생님의 몫도 컸다. “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전부 김자연 선생인 덕분이에요.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따라왔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에게서 강한 신뢰와 감사함이 묻어났다. 그녀가 인정을 받은 이유는 선생님의 가르침도 있었겠지만 하고자 한 그녀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리라. “늦게 시작했음에도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욕심과 더욱 잘하고 싶은 마음 덕분이에요.”
- 비상을 위한 거침없는 날갯짓
힘듦과 수상의 영광을 느끼기보다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는 그녀다. 장수지 무용수는 지금도 내년에 있을 동아콩쿠르를 준비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녀의 곁에서 늘 그녀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김자연 선생님은 그녀에게 초심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수지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저를 잘 따라와 주고 올바르게 나아가 주어 기쁘고, 그 보답으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다만 예술은 천천히 오랜 기간 내공을 쌓아 나가야 하는데 이른 나이에 큰 상을 주어 혹시라도 교만해지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수지가 여기서 머물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늘 도전하며, 매 순간 마지막 날이라는 마음으로 무용에 임했으면 합니다.” 장수지 무용수에게 당부의 말을 하는 김자연 선생에게서 제자를 아끼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비상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그녀는 한국의 전통예술을 알리고자 했다. “김자연 선생님께 더 많은 가르침을 받고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어요. 또한 내년에 있을 동아콩쿠르를 준비하며 저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싶어요. 한 가지 더 꿈이 있다면 한진옥 선생님, 김자연 선생님 뒤를 이어 호남검무를 전승해나가고 계신 선생님,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호남검무의 진수를 배우고 싶습니다. 더불어 호남검무를 한국의 전통예술로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꿈을 말하는 그녀에게서 자신감이 전해졌다.
이제 막 날기 시작한 장수지 무용수는 지금처럼 김자연 선생님의 문하에서 가르침을 따르며 정도의 길을 걷고 싶다고 했다. 호남검무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던 그녀의 말처럼, 전 세계 유수의 무대에서 호남검무가 올려지길 기대해본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