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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쓸쓸한 퇴장, '신한금융'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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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쓸쓸한 퇴장, '신한금융'의 운명은?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0.10.31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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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신한사태'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자진사퇴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01년 8월 신한금융 출범 이후 지속됐던 '라응찬 체제'가 막을 내림에 따라 향후 사태수습과 차기 후계 문제를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연합뉴스)


라응찬 자진사퇴로 '신한사태' 수습

라응찬 회장은 지난 30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의장 전성빈)에서 고객과 주주, 임직원에게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라 회장은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불가피하고 재일동포 주주들마저 사퇴압박이 거세지자 더는 자리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 이사회는 일상적인 경영 관리를 위해 류시열 이사를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이사들은 류시열 회장이 50년간 은행원의 길을 걸어왔으며 한국은행 부총재, 제일은행장, 은행연합회장 등을 연임하는 등 CEO로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신한사태의 당사자인 빅3를 제외한 이사 9명으로 구성되는 특별위원회를 통해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비상경영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 신상훈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류 회장은 31일 아침 출근해 오전 9시부터 지주회사 각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지주회사의 부장 이상 전 임원이 배석했으며, 업무보고 후에 참석자들과 함께 곰탕으로 오찬을 가졌다.

류 회장은 그
간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차기 후계구도 확립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지난 9월 2일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촉발됐던 '신한내분 사태'는 라 회장의 사퇴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신상훈-이백순 거취, 차기후계 '관치' 변수될 듯

하지만 신상훈 사장과 이백순 행장의 거취, 차기 후계문제 등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신 사장과 이 행장은 '신한사태'로 대립각을 세우며 갈등을 빚어왔고 주주들로부터 '동반퇴진'압력을 받아 왔다.

신 사장은 이번 '신한사태'로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었고 이 행장 역시 이희건 명예회장의 고문료 횡령의혹을 받으며 벼랑 끝에 몰려있다. 두 사람은 금융당국과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향후 거취문제가 최종 판가름날 전망이다.

자진사퇴한 라 회장 역시 내년 3월까지 등기이사직을 유지, 차기 후계문제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11월 4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을 경우 등기이사직도 더는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는 '빅3'의 거취 문제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정부의 개입은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장기경영 등 지배구조문제를 탐탁지 않게 여겨왔던 정부가 이번 '신한사태'를 계기로 차기후계 문제에 개입, 낙하산 인사 등 '관치'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11월 8일 시작되는 금감원의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서 이번 '신한사태'를 비롯, 신한은행 창립 과정에서 조성된 일본 주주들의 자금에 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적지 않은 홍역을 치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년간 '신한'의 CEO로서 지주역할을 해왔던 라응찬 회장의 쓸쓸한 퇴장. 선장을 잃은 '신한금융호'가 어떤 운명의 파고를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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