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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어카운트 묻지마 투자 열풍, 후휴증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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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어카운트 묻지마 투자 열풍, 후휴증 없을까?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0.11.16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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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에 대한 수요확대와 고수익 상품에 대한 기대확산에 힘입어 증권사의 '랩어카운트'(투자일임계약) 상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브프라임 사태 등 금융위기 이후 펀드 대량 환매 현상이 지속되면서 상당수 자금이 랩 시장으로 유입, '묻지마식 투자' 열풍까지 일어나자 원금손실 등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은 최근 증시 활황과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랩 상품에 대거 몰려 쾌재를 부르고 있는 반면, 그간 펀드판매로 수익을 올려왔던 자산운용사들은 랩 시장 확대에 따른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등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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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형 랩'에 열광하는 이유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과의 일임 계약을 맺고 고객의 성향에 따라 자산 구성, 운용, 투자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상품이다. 랩은 증권사가 '직접 포트폴리오 편입 종목과 비율을 결정하는지'와 '외부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는지'에 따라 '일임형 랩'과 '자문형(주식형) 랩'으로 구분된다.

특히, 올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자문형 랩은 자문사의 조언을 받아 증권사가 운용하는 주식위탁계좌로 거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0년 8월 현재 랩어카운트 투자금액은 32조 3천280억원을 기록, 지난해 19조2천970억원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나는 등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전문가를 선택, 조언과 함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점과 수익률이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자문형 랩의 경우 수수료가 아닌 자산총액에 비례해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수료까지 내고 손절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까지 지니고 있다.

더구나 40개가 넘는 종목을 편입하는 펀드와는 달리 10개 남짓한 종목에 집중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종목의 경우 30%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리는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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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시장' 확대에 증권사 콧노래, 자산운용사는 울상

증권사들 역시 투자일임수수료 외에 위탁매매수수료와 성과보수 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등 각 증권사들은 앞 다퉈 '랩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 랩 잔고가 수조원에 이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랩 시장' 확대와 펀드 환매가 지속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로 주식형 펀드는 원금회복, 차익실현 등의 요인으로 지난해보다 환매가 증가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 순유출액은 2010년 7월 현재 11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10조 6천억원보다 1조원가량 늘어났다. 증권전문가들은 유출된 상당수 자금이 랩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랩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펀드자금이 랩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신상품 개발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좋은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고 여러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랩 시장 확대'에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랩어카운트는 분산투자규제 등이 적용되지 않아 소수종목에 집중 투자할 수 있어 주가상승 시에는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지만 주가하락 시에는 원금을 보장하지 않아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최소가입금액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투자일임재산 운용과정에서 분산투자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당초 가입 금액은 개인 5천만 원 이상, 법인 1억 원 이상으로 제한했지만 근래에는 증권사들이 1천만원 이하의 랩어카운트까지 출시하고 있다.

또한 랩어카운트 수수료는 일반 펀드(2% 내외)에 비해 평균 3%를 웃돌고 주식 매도시 증권거래세 명목으로 0.3%를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그럼에도 계약과정에서 투자자가 투자일임계약의 특성이나 운용상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단기수익률'만 쫓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이밖에도 랩 투자시 특정계좌의 높은 수익률을 제시, 투자자에게 가입을 권유하거나 투자일임수수료 외에 따로 위탁매매수수료를 징수시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매매회전율을 높이는 행위가 발생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묻지마식 투자' 열풍 속 원금 손실 피해 우려

동양종합금융증권 관계자는 "펀드가 적립식 등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한다면 랩은 1대1 계약으로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춰 자문사를 선택, 매매현황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며 "증권 상담 등 자문을 통해 자신이 직접 투자를 한다는 점, 자신의 투자 스타일과 동일한 원칙을 가지고 투명하게 운용된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에게 투자가치가 있는 상품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더러는 특정계좌의 높은 수익률을 제시, 가입을 유도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충분한 상담을 통해 투자원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다분히 '단기수익률'만 쫓다가는 원금손실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랩어카운트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임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지난 9월 금융투자업규정 일부 개정안을 공고했다. 또한 불완전판매 예방, 감독을 위해 랩어카운트를 많이 보유한 회사를 중심으로 미스터리 쇼핑과 기획조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랩 상품을 많이 취급하는 삼성증권 등이 집중 감시대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금감원 자산운용서비스국 김영석 국장은 "금투법 개정과 관련해 관계기관의 의견취합을 하고 있는데 투자자의 재무상태, 투자목적 등에 적합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구체적인 기준 마련과 투자일임수수료외에 위탁매매수수료를 따로 징수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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