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간에 벌어졌던 입찰전은 현대그룹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16일 현대건설 채권단은 서울 소공동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운영위원회는 전날 양측이 채권단에 제출한 본입찰 내용을 검토한 끝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김효상 외환은행 여신관리본부장은 “이번 입찰에서는 특별히 공정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마련된 평가기준에 따라 수십 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심도 있게 평가한 결과 현대그룹 컨소시엄을 최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 인수 여부를 결정할 때 통상 가격적 요인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채권단 심사에서도 이러한 점이 첫 번째 평가기준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채권단 내부 인사에 따르면 입찰서를 통해 현대그룹 측이 제시한 금액은 5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차 그룹이 제출한 4조 3000억원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사를 앞두고 채권단이 공개적으로 경영 능력 및 자금조달 계획 등 비가격 요소도 상세하게 검토하겠다는 말이 흘러나와 현대그룹이 이에 대해 충실히 대비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만큼 일정을 서둘러 11월 중에 양해각서 체결을 마치고 본실사 본계약 등 내년 1분기까지는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