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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귀신붙은TV, SBS만 틀면 전원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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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귀신붙은TV, SBS만 틀면 전원 오락가락
  • 양우람 기자 strikeanywhere@csnews.co.kr
  • 승인 2010.11.24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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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기업 TV에서 특정채널만 돌리면 전원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돼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 김 모씨(남. 35세)는 지난 2005년 5월 경 42인치 PDP TV(모델명 42px4dg)를 390만원에 구매했다.

하지만 3년 가량 별 탈없이 사용하던 TV가 뭐에 씌였는지 2008년 무렵부터 혼자서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는 묘한 증상이 나타났다.  

김 씨는 “2년 전부터 갑자기 전원을 켜면 10초 간격으로 전원이 꺼지고 켜지기를 반복하다 하루가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왔다”라며 “한 달에 서너 번 나타나는 증상이고 당시로서는 고가의 제품이라 수리비도 많이 나올 것 같아 그러려니 하면서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증세가 심해져 일주일에 수차례 이런 현상이 발생했고 한 번 시작하면 하루 종일 TV 시청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오래 지속됐다.  

참다못한 김 씨는 제조사 서비스 센터에 연락해 수리를 요청했고 상담원으로부터 꺼림칙한 얘기를 들었다.

김 씨에 따르면 당시 상담원은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사용자가 아주 많다. SBS를 틀면 전파 충돌 문제가 발생해 TV가 꺼지는 것이다. 현재 방송국과 개선점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씨는 제품 사용중 물리적 충격을 준 적이 전혀 없었고 특정 채널에서만 이상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미루어 제품 자체의 문제라고 확신했다.  

실제 김 씨와 같은 모델을 사용하는 사용자 중에 이와 동일한 증상을 겪었다는 사용자들의 글이 상당수 온라인에 등록돼 있다.

김 씨는 “소비자의 잘못으로 인한 고장이 아니라면 공개 리콜이나 정확한 업체의 해명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라며 “그동안 수리비부담 때문에 수리를 맡기지도 못하고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게 억울하고 뭔가 하자가 있는 제품을 구입한 것 같아 여간 찜찜한 게 아니다”라고 불쾌해 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같은 모델명에 같은 제품이라도 김 씨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제품은 극히 일부라는 점에서 제품 자체에 결함이 있지 않느냐는 일부 소비자의 의견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이회사 관계자는 “출시 첫해 특정 롯드(제조공정에 따른 일련번호)가 찍힌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인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SBS 방송신호에 변화가 생기면서 이를 수신하는 PDP 내부 칩과 충돌이 일어나 자동 온오프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제품에 발생하는 문제를 바로 잡은 시스템 펌웨어가 개발된 상태로 관련 증상에 대한 AS 요청이 들어올 경우 이를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개발됐지만 이 회사가 이를 내부 관리 지침으로 명확히 하고 있지 않아 해당 모델 사후관리에 혼선이 엿보이는 사례도 있다.

해당 모델을 사용하는 한 사용자가 김 씨와 동일한 증상으로 이 회사 서비스 센터에 연락하자 기사가 패널 고장이라고 진단하며 130만원 상당의 수리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나아가 실제 불편을 겪은 사용자가 직접 연락을 취해야 문제 해결에 나서는 회사측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아쉬움도 전해진다. 

이 회사 설명대로 특정 기간에 출시된 소량의 제품에만 생기는 문제였다고 한다면 내부적으로 구매자 추적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해 줄 수도 있지 않았겠냐는 얘기다. 

김 씨는 “두 차례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은지 3주 가량 지났는데 아직 예전의 증상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라며 “회사측이 제품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한 이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그동안 조마조마하면서 TV를 보던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LG전자, 삼성전자, 소니 등 대기업이 생산하는 고가의 디지털 TV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어 관련 제품 구입시 보다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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