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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블랙박스는 '스트레스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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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블랙박스는 '스트레스 박스'
툭하면 고장 다운, 제조업체·설치업체는'핑퐁'…성능 표준화 시급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0.11.29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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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블랙박스가 정작 중요한 상황에서 제 구실을 못하는 경우가 있어 평소 꼼꼼히 점검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박스란 비행기나 자동차 등 각종 운송장치의 운행 내용을 기록, 사고 발생 시 원인을 규명하는데 사용하는 장치를 말하는데 정작 사고 시 녹화가 되지 않거나, 잦은 다운현상 등의 고장으로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다.

제조업체와 설치 업체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나 몰라라 해 모든 피해는 소비자가 고스란히 덤터기 쓰고 있는 실정이다.

품질 문제 외에 취급 부주의로 인한 고장도 자주 발생하고 있어  블랙박스의 올바른 사용법을 꼼꼼히 숙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 애물단지 블랙박스에 골치 썩어

서울 구로구의 최 모(남)씨는 지난 3월 설치한 블랙박스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잦은 다운현상 및 녹화 불량으로 최근 4개월 동안 거의 매주 수리를 받고 있기 때문. 제품을 교환 받기도 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제조업체 측은 기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최 씨 차량의 문제라고 책임을 회피할 뿐이었다.

블랙박스 고장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수리를 위해 설치 업체를 들락거려야 하는 시간적 금전적 손실은 모두 최 씨의 몫이 됐다.

부산 초읍동의 신 모(남.33세)씨 또한 작년 9월 집 앞 주차장에서 잦은 뺑소니사고가 발생하자 블랙박스를 설치했다.

차에 충격이 가해지면 그 시간만 녹화가 가능해 범인을 쉽게 잡을 수 있는 충격센서를 지닌  블랙박스였다. 설치비용은 후방카메라 포함 55만원이 들었다.

그러나 설치된 블랙박스는 에러가 나며 작동이 멈추고 후진 시 후방 카메라 화면이 끊겼다.

게다가 충격센서가 원활히 작동치 않아 사고 장면을 찾기 위해선 16기가 메모리에 녹화된 15시간의 동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만 했다.

또 동영상이 하나의 파일로 저장된 것이 아니라 1분 단위의 파일로 저장돼 확인하기가 너무 불편했다. 블랙박스 설치 후에도 뺑소니 사고를 두 번이나 당했지만 잘게 쪼개진 동영상을 일일이 뒤지기 힘들어 사고 장면 찾기를 끝내 포기했다.

신 씨는 "제조업체는 기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AS조차 하지 않았고, 설치 업체는 잦은 에러로 장착이 불가능한 충격센서를 포기하라는 황당한 답변만을 하니 어이가 없다"고 분개했다.

<차량용 블랙박스.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


◆ 블랙박스 관리 소홀하면 무용지물

경기도 천안시의 성 모(남.38세)씨는 지난 1월  블랙박스에서 녹화가 되지 않는 하자를 발견했다.

설상가상으로 제조업체 서비스센터 측의 안내로 포맷을 했지만  메모리 카드가 망가져 버렸다.

성 씨는 "사고가 나도 블랙박스 녹화가 안 되면 장착하고 다닐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수차례 정비를 받았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차량 블랙박스 제조업체의  관계자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아 제품 펌웨어 업데이트를 직접 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메모리카드를 블랙박스로부터 자주 뺐다 끼우며 파일을 지우다보면 바이러스나 기타 알 수 없는 프로그램들이 삽입되는 경우가 발생, 파일 깨짐 현상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용 블랙박스의 프로그램이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업데이트를 꾸준히 받아야 하며, 녹화된 화면을 확인하기 위해 메모리카드를 본체로부터 분리할 경우 반드시 전원을 차단하고 실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파일 덮어쓰기가 안 되거나 파일 깨짐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블랙박스 품질 천차만별…꼼꼼히 따져야

이에앞서 지난 7월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차량용 블랙박스 일부 제품의 품질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유통 중인 블랙박스 14개 제품을 시험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야간 식별, 시야각, 부팅 등의 문제가 발견된 것.

소비자원은 차량용 블랙박스의 영상, 시야각 등 성능표시와 관련한 표준화 방안 마련을 관련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soom2yong@c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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