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의 불참으로 자칫 무산될 것 처럼 보이던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 매각 작업이 당초 예상을 깨고 많은 잠재적 투자자들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활기를 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체 투자자 모집에 나선 우리지주의 뜻밖의 선전(?)으로 독자 민영화 성공 가능성은 다소 높아졌으나 'M&A(인수 합병)' 변수가 워낙 많고 유동적이어서 본입찰 마감 전까지 누가 인수전에서 주도권을 잡을 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향후 경쟁 추이가 주목된다.
현재로선 독자민영화를 추진 중인 우리지주 측의 자체 인수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으나 나머지 투자자들이 이합집산을 통해 대반격에 나설 경우 상황은 얼마든지 역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인수전 본격화, 우리지주에 맞설 경쟁 세력은?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입찰참가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우리금융지주 11곳, 경남은행 5곳, 광주은행 7곳 등 많은 잠재적 투자자가 LOI를 제출했다.
특히, 우리지주는 유력인수 후보였던 하나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로 급선회하면서 매각 무산 위기상황을 맞았으나 뜻밖에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이제 인수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현재, 우리지주가 내세운 곳은 우리사랑 컨소시엄(우리사주조합, 거래고객 펀드, 자산운용사 등 3곳의 과점주주로 형성)과 우리비즈 컨소시엄(우리은행 거래 중소기업 경영인 모임) 등 2곳이다.
우리지주는 일단 컨소시엄을 2개로 나눠 각각 LOI를 냈으나 경우에 따라 예비입찰 과정에서 하나로 합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이는 우리지주 컨소시엄과 다른 투자자간의 경쟁과열로 인수가격이 치솟을 경우 입찰가와 물량 확보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지주는 정부가 보유중인 우리금융 지분 56.97% 전량 인수를 목표로 해외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10조원 가량의 투자금액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지주 외에도 보고펀드,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 영국 아비바그룹, 어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이 인수전에 가담한 상태다.
이들 투자자중 상당수는 지배 지분 보다는 5~10% 가량의 소수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황에 따라서는 이합집산 등의 연대를 통해 제3의 조합을 형성, 예비입찰에 참여할 경우 막강한 인수세력으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공자위, 유효경쟁 성립 주목..가격․경영능력 변수될 듯
금융당국은 많은 투자자들이 우리지주 인수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들 모두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배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몇 개의 조합을 이뤄 유효경쟁을 벌일 경우 민영화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LOI를 제출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우리금융에 대한 상세정보가 담긴 투자설명서를 보내고 오는 12월 20일까지 예비입찰을 진행, 올해 말까지 최종입찰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기준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 등의 기본 원칙과 더불어 인수가와 경영능력 및 인수여력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박민영 사무관은 "투자자들이 인수참여 의사만 밝혔을 뿐 아직까지 예비입찰 참여여부나 인수 물량 등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12월 20일이 지나야 최종입찰대상자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무관은 우리지주 독자민영화 추진과 관련해 "우리지주에 공정한 참여기회를 주자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우리지주의 독자민영화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밝힐 수 없지만 인수여력을 놓고 타당성 여부를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리지주와 경남은행, 광주은행의 매각작업을 병행해 진행 중이다. 경남․광주은행 분리매각 여부는 우리지주 본입찰 결과가 나와야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