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 사는 정 모(여.29세)씨는 최근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통해 63%할인된 이탈리안 레스토랑 식사쿠폰 2매를 3만8천600원에 구매했다.
하지만 시간대별로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어 예약에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사용을 포기하고 환불을 요청했지만 업체 측은 ‘판매 당일이 지나면 환불은 불가하다’는 자체규정을 들먹이며 거절했다.
안양시 관양동의 임 모(남.30세)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임 씨는 최근 여자친구와 연극관람을 위해 한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66%할인된 쿠폰 2매를 1만7천원에 구매했다.
구입에 앞서 1개월가량의 쿠폰 유효기간을 확인한 임 씨. 하지만 여자친구와 관람시간을 맞추고 예약을 하려하자 해당 일자는 쿠폰이용자체가 불가했다.
결국 다른 날짜를 찾았지만 두 사람 모두 직장생활을 하는 관계로 관람을 포기해야만 했다. 업체 측에 사정을 설명하고 환불을 요청했지만 구입 당일이 지나면 환불이 불가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50% 이상 파격적인 쿠폰 발행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쇼셜커머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막상 짧은 유효기간과 제한적인 이용 조건 때문에 쿠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소비자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쇼셜커머스(Social Commerce)는 트위터, 페이스북등 SNS(Social Network System)에 기반을 두고 재화나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쿠폰발급 방식의 전자상거래. 그러나 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하고 영세업체가 난립하면서 부실 서비스에 부도, 사기 위험까지 높아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셜커머스 바로알기
소셜커머스는 네티즌의 소비패턴에 맞는 할인쿠폰을 이메일로 전송하는 미국의 공동구매 사이트 그룹폰(Groupon)이 시초다.
소셜커머스는 소셜링크형, 소셜웹형, 공동구매형, 오프라인연동형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국내에 보편적으로 알려진 소셜커머스는 공동구매형이다. 공동구매 사이트가 소셜네트워크와 결합해 제품별로 정한 최소 구매 수량을 달성하면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소셜커머스는 상품가격을 저가로 책정한 후 대량판매를 통해 이익을 보는 박리다매와 소설네트워크를 이용한 마케팅전략이 주효해 국내시장에 빠르게 정착했다.
여기에 낮은 진입장벽으로 영세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자연스레 시장이 활성화됐다. 최근 쇼셜커머스 업체만 8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일시적 성장통인가? 구조적 문제인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소셜커머스에 대한 소비자피해가 잇따르자 부실한 서비스 제공과 환불, 사용기간 제한, 영세업체의 부도와 사기 위험 등을 경고하는 주의보를 발령했다.
실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각종 소셜네트워크 등에는 소셜커머스로 피해 입은 소비자들의 사연이 쇄도하고 있다.
할인 쿠폰을 구매했지만 제한된 인원수로 인해 사용조차 할 수 없거나 쿠폰 재 발송 및 변경을 거절당하는 피해가 가장 많다. 정상적인 판매가격을 속이고 할인률을 높이는 과장광고, 판매자가 쿠폰 유효기간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아 사용을 어렵게 하는 행위등 피해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청약철회를 인정하지 않는 등 불공정한 자체 약관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명품 가방 등을 90%나 할인해준다며 터무니없는 광고를 내는 변종형태 경매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시장이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는 일시적 ‘성장통’이라 진단하기엔 후휴증이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업계에선 낮은 진입장벽이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검증되지 않은 영세 업체들의 경우 사회적 책임 보다는 당장의 돈벌이에 급급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소셜커머스가 먼저 도입된 미국의 경우 시장포화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실한 영세업체의 부도와 사기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일부 업체들의 불공정행위로 소셜커머스 시장 전반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피해 예방을 위해선?
소셜커머스에 대한 피해예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거래에 앞서 사업자와 서비스제공업체의 신원정보를 확인하고 고객센터, 상담전화 등이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된다.
이어 이용약관과 계약내용, 환불가능 여부, 쿠폰 사용기간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끝으로 정상적인 판매가격을 부풀리는 등 할인 폭을 과장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반드시 실제 가격과 비교한 후 구매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 김호태 팀장은 “소셜커머스와 관련된 소비자피해가 발생하면서 공정위에서도 주의깊게 주시하고 있다. 현재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지만 피해가 속출할 경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