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 편의점 업체인 바이더웨이-세븐일레븐이 생필품 9개 품목의 가격을 인하키로 한 결정과 관련 이미 한 달 전 인하된 품목을 생색내기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바이더웨이-세븐일레븐이 9개 품목에 대해 가격을 인하한다고 발표한 첫날인 12월 1일 편의점 현장을 취재한 결과 서울우유 1리터 제품의 경우 이미 한 달 전 내린 가격을 새롭게 인하조치한 것처럼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6일 바이더웨이와 세븐일레븐은 12월 1일부터 전국 4천400여 점포에서 9개 품목을 동시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9개 품목 중 하나인 서울우유 흰 우유 1ℓ 제품도 2천300원에서 2천140원으로 7% 인하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이미 지난 10월 초부터 가격이 인하돼 판매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우유 등 우유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조사를 받게 되자 지난 10월 초 스스로 가격을 내린 것이다.
세븐일레븐 매장 직원도 "정확하진 않지만 최근에 계속 2천140원에 팔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서울우유의 경우 공정위 담합 조사로 얼마 전 가격이 2천140원으로 내린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품목(남양 '맛있는 우유', 매일 'ESL 우유')은 우리 매장에서만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미 한 달 전 내린 가격을 생색냈다는 지적을 피해 가진 못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취재팀은 1일 아침 바이더웨이와 세븐일레븐의 가격 인하 동향을 체크했다. 양사가 밝힌 가격 인하 9개 품목 가운데 라면류 2종(신라면, 삼양라면), 우유류 3종 중 대표 1종(서울우유), 주류 3종 중 대표 1종(참이슬) 등을 직접 구매해 가격을 비교했다. 조사한 편의점 및 동네슈퍼는 성수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미터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조사 결과 우유 외에도 일부 품목은 원래 가격 그대로 판매됐고 바이더웨이와 세븐일레븐 간에도 가격 인하폭이 다른 등 혼란스러웠다.
<표>처럼 바이더웨이와 세븐일레븐 모두 라면류는 발표대로 가격이 내렸다. 경쟁 편의점은 물론 동네슈퍼에 비해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소주는 세븐일레븐 매장에서는 내린 가격이, 바이더웨이에서는 예전 가격이 그대로 유지돼 엇박자를 냈다. 게다가 가격 인하가 반영되지 않은 바이더웨이는 물론 반영된 세븐일레븐조차도 가격표가 바뀌지 않아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었다.
가격 인하 효과에 대해 매장 직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이더웨이-세븐일레븐은 이번 가격 인하로 해당 상품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하고 평소 편의점 이용률이 높지 않은 40대 이상 고객들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정작 매장 직원들은 "소량의 물품을 사러 오는 편의점의 특성상 가격 인하 때문에 손님이 늘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래도 가격이 내린 물품을 사신 분들은 기분 좋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특히 매장들은 회사 측이 가격 인하에 대한 공지를 매장에 제대로 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으며 소비자들에게도 이 같은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불만스러워 했다.
직원들은 "며칠 전부터 이번 가격 인하에 대한 소문은 들었지만, 오늘 아침까지 어떠한 공지사항도 전해듣지 못했다"며 "바코드로 찍어보고서야 비로소 가격 내린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양 매장 간 가격 차가 있는 참이슬 소주에 대해선 '착오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1일 오후 다시 찾아간 바이더웨이에선 참이슬 소주가 발표대로 1천100원으로 가격이 내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 점포 모두 가격표는 여전히 바뀌지 않은 1천450원 그대로여서 소비자들의 혼란은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