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경력 30년차 임 모(여)씨는 “큰 마음 먹고 한우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벌써 고기가 떨어졌다니 너무 아쉽다”며 “내일 오전 10시에 또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지만 살 수있을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직장인 정 모(남)씨는 “이제 막 점심시간이 지났는데 벌써 한우가 다 팔렸다니 깜짝 놀랐다”며 “얼마나 물량을 준비했는지 몰라도 구제역을 핑계로 한우행사를 미끼상품처럼 진행하는 것 같다”고 오히려 불만을 터뜨렸다.
◆ 롯데마트, 4일간 축산물 반값 할인행사
롯데마트는 2일, 3일 양일간 전점에서 1등급 이상의 한우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한우 기획전’을 진행한다. 지리산 순한한우, 안성 맞춤한우 등 80t 상당의 물량을 준비해 1인당 2kg까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
롯데마트는 한우 기획전에 이어 3~5일에는 브랜드 돼지고기, 소.돼지.닭 양념육, 미국산 수입육등 축산 전품목에 대해서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나근태 롯데마트 홍보팀 과장은 “2일 KB카드, 3일 롯데카드로 결제하는 소비자에 한해 추가로 20% 할인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1등급 한우를 반값 수준에 살 수 있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 ‘구제역’돌파 위한 기획전
이번 할인행사는 경상북도 안동지역 돼지.한우농가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병하면서 축산물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 때문에 기획됐다.
구제역은 바이러스에 의해 소, 돼지 등 우제류 가축에 걸리는 급성전염병으로 치사율이 5~55%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한동안 구제역 발병이 잠잠해서 지난 9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되찾았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이후 불과 나흘만에 안동지역에서 5차례나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정정국 지위도 박탈됐다.
이에 따라 처분되는 가축만 5만3천두(144개 농가)에 달한다. 지금까지 25개 농가의 1만8천두가 매몰됐고, 나머지 119개 농가의 3만4천두는 조만간 살처분될 예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전국 가축시장 85곳을 모두 폐쇄하고 방역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2주내에 인근 시.군으로 구제역이 확산되는지 여부가 이번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구제역 사태, 쇠고기 등 가격변동
한우.양돈농가들은 이번 구제역 파동으로 당분간 한우,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쇠고기, 돼지고기 가격은 구제역 사태 이후 널뛰기를 하고 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500g당 한우(1등급 등심) 소비자 가격은 지난 11월 평균 3만6천335원에서 12월1일 3만5천231원으로 떨어졌다가 2일 3만7천400원으로 5.6% 올랐다. 돼지고기(삼겹살)도 500g을 기준으로 지난 11월30일 8천472원에서 12월1일 8천401원으로 떨어졌다. 2일에는 9천400원으로 인상됐다.
전국한우협회, 대한양돈협회 등 축산물 관련 단체들은 농가와 함께 최우선적으로 구제역 잡기에 나서면서 소비촉진을 위한 할인행사를 준비하는 중이다.
장기선 한국한우협회 사무국장은 “시중에 유통중인 한우는 구제역과 상관이 없으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며 “롯데마트를 시작으로 이달 중순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농협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판촉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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