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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조사중인 대한생명 '사명변경'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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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조사중인 대한생명 '사명변경' 요원?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0.12.15 08: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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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김승연 회장)과 브랜드 통합을 위해 '한화생명'으로 사명변경을 추진했던 대한생명(대표이사 부회장 신은철)의 간판 바꿔달기가 한동안 늦춰질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을 비롯한 국회가 대한생명 매각 적정성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감사원이 재감사에 착수하면서 주요주주인 예금보험공사(사장 이승우)가 대한생명의 사명변경에 강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감사원이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당시 불거졌던 특혜시비 및 불법매각 의혹에 대한 재감사에 착수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이 대한생명 매각 의혹과 관련해 감사청구를 제기,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하면서 감사원은 11월 말부터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감사의 초점은 2002년 10월 예보가 보유하고 있던 대한생명 지분 51%가 한화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빚어진 특혜 의혹 여부다. 특히, 조사대상에 금융위원회(당시 금융감독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대한생명 등 관계 기관과 기업이 모두 포함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관계기관과 한화그룹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2001년, 2003년, 2008년에 이미 대한생명 매각 등 공적자금 전반에 대해 감사를 진행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고 대법원에서도 매각과정에서 특혜나 자격시비 등에 대해 '절차상의 하자는 인정되나 계약 자체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감사원의 조사에서 국회가 주장한 대로 매각과정에서 '중대 하자'가 더 적발될 경우 문제는 심각해 질 수도 있다. 

대한생명 사명변경 요원, 예보 '반대' 입장 고수 

대한생명은 1946년 9월 설립된 국내 최초 생명보험사로 1969년 신동아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했으나 1999년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후 지난 2002년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한화그룹은 대한생명이 가진 '고유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사명을 그대로 사용했으나 브랜드 통합과 시너지 창출 등을 위해 사명변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2대 주주인 예보(24.75%로 지분 보유)의 반대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금융권에선 예보가 '대한생명'이 가진 브랜드 가치가 '한화'보다 더 우세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최근 국회의 요구로 감사원이 인수과정에 대한 재조사에 나선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보가 대한생명의 주식 가치 하락을 예상하고도 사명 변경에 찬성하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취할 경우 향후 국회와 감사원의 질책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물론, 대한생명 사명 변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대상으로 주주 7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대한생명 측이 한화측 지분 46.55%와 우호지분을 모아 사명변경 안을 의결할 수 있으나 현재 그룹이 처한 위기 상황과 예보를 배제했을 때 불거질 수 있는 문제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생명 측은 "브랜드 통합과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사명변경을 추진 중인 것은 맞지만 이전보다 특별히 진척된 내용은 없다"며 "예보에서 반대하는 부분에 대해 우리가 언급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난색을 표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대한생명은 우리나라 최초의 보험사로 가장 오래된 브랜드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차원에서 사명을 변경해야할 보편타당한 이유가 없다는 게 예보의 기본 입장"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대한생명이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변경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한다면 예보에서도 검토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보 측은 대한생명 지분매각 여부에 대해 "보험주의 주가 상황이 좋지 않아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며 "지분 매각은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동의를 거쳐 진행돼야 할 사안으로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예보의 대한생명 지분 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나 한화측의 대한생명 사명변경추진은 감사원 감사가 끝나 인수과정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고 대한생명의 주가가 지금보다 훨씬 오른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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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2010-12-16 12:03:03
사명을 바꾸겠다고? 켕기는 구석이 많았나보네..
김승연회장의 화려한 이력.. 1993년 그룹 계열사 해외 공사비 470만달러 횡령, 호화주택구입(수감후 집행유예), 2003년 대선자금 10억원 로비(집행유예, 벌금), 2005년 대한생명 인수비리혐의 조사, 2007년 술집종업원 보복폭행(징역), 2010년 700억대 비자금조성, 3500억대 부실계열사 부당지원.. 어떻게 이런 그룹에 대한생명 인수특혜를 줄 수 있었는지.. 과거 민주당 정권과의 추악한 동거의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한화생명으로 개명을 하면 시너지가 난다고 누가 그럽디까? 대한생명을 날로 먹고 꺼림찍해서 바꾸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