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STX그룹(회장 강덕수)의 '가나 프로젝트'가 사업 추진 1년여 만에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
STX는 지난 14일(현지시각)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위치한 ICC(International Conference Center)에서 강덕수 회장, 김국현 STX건설 사장 및 가나 정부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가나 주택사업 착수를 위한 1단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1단계 사업은 지난해 STX와 가나정부가 합의를 이룬 주택 20만호와 도시기반 시설 등 초대형건설사업 중 일부인 '주택 3만호 건설'에 해당하는 것으로 계약금액은 약 15억 달러다.
이는 전체 프로젝트 규모(사업비 기준)의 약 15%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STX 측은 강 회장과 존 아타 밀스(John Atta Mills) 가나 대통령이 본계약 당일 환담을 통해 향후 사업에 대한 원활한 추진에 뜻을 모았다며 앞으로의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1단계 사업과 관련한 내용이 지난 8월 가나의회에서 통과되고도 현지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진척이 더뎠다는 점을 꼽으며 "험난한(?) 미래가 예상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 현지 정치권 파상공세 속 '1단계 계약' 체결
STX가 추진하고 있는 총 사업비 100억 달러 규모의 가나 프로젝트는 가나의 수도 아크라를 비롯해 주요 10개 도시에 주택 20만가구와 도시기반시설 등을 짓는 초대형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그룹 수장인 강 회장까지 수차례에 걸쳐 현지 출장을 다녀왔을 정도로 STX 그룹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여 온 사업.
실제로 STX는 지난해 10월 가나 정부와 현지 주택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 체결, 같은 해 12월 가나정부와 합작법인과 관련한 계약, 지난 3월에는 국가인프라 구축을 위한 추가 MOU를 체결하는 등 '전광석화'처럼 잇따른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STX의 해외사업 실적이 부족하다는 점 ▲석유 등 가나의 천연자원을 노린다는 소문 ▲親중국 성향의 야당 반대 등의 이유로 1단계 본계약 체결까지는 험로가 계속돼 왔다.
특히 본계약 체결을 위해 지난 추석연휴 기간 동안 가나를 방문했던 강 회장 일행이 '빈 손'으로 돌아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STX의 가나 프로젝트 무산설'이 나돌기도 했다.
당시 현지 언론은 "STX가 공사대금에 대한 담보물로 석유를 요구하면서 최종 합의가 결렬된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으며, 현지 대변인 역시 자국 언론을 통해 "최종 회의에서 즉시 해결할 수 없는 몇 가지 법률적 문제가 생겼다"고 밝히기도 해 무산설에 힘을 싣기도 했다.
하지만 STX 측은 이내 곧 가나 정부 대표단을 국내로 초청해 최종안을 다시 논의하는 등 계속된 열정을 보였고, 결국 가나 정부의 최종승인을 얻어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 주택 3만가구 先착공… "건설 자금 확보 이상無"
STX는 1단계 계약에 따른 사업수행을 위해 2011년 초 현지에서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완공목표는 2015년.
이와 관련 STX 한 관계자는 "자국 국민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가나정부의 방침에 따라 공사에 소요되는 토지를 무상 공급받으며, 주택건설에 소요되는 기자재 전체에 대한 관세 및 소득세, 원천징수세 등의 면세 혜택도 부여받게 됐다"며 "원활한 시공 진행을 위해 가나 현지에 시멘트, 철강, 창호 등 건설 자재 생산 산업단지 건설 및 항만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1단계 계약 이후 가나정부와의 사업진행에 대해서는 "주택 20만가구 중 나머지 17만가구는 가나 국민 수요 및 정부 정책에 맞춰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며 "현지정부와 MOU를 체결한 만큼 이후 계약체결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