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9조1천억원 규모의 2011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금융당국과 대형 금융기관장들에 대한 교체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당초 금융권에 대한 인사는 새해 예산안 편성작업이 최종 확정되는 새해 1월 중순쯤 본격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으나 예산안 처리가 예상보다 빨리 끝나면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인사교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거물급 인사교체, 차기 CEO 경쟁 본격화
우선 이달 20일 임기만료를 앞둔 윤용로 기업은행장을 시작으로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과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감독원장 등이 교체물망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금융통화위원 자리도 하나 비어있다.
또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아울러 내년 6월이 임기인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까지도 이번 일괄 인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금융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에선 이달 말에서 새해 상반기까지 임기가 끝나는 금융당국 수장자리가 한꺼번에 교체되는 '통큰 인사'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그 뿐 아니다. 지난 9월 불거진 '신한금융 사태' 여파로 사퇴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뒤를 이어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검찰 수사발표를 앞두고 거취를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신한금융그룹이 어떤 새로운 인사카드를 내보일 지도 관심거리다.
역시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김종열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외환은행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임기 1년을 남겨둔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의 경우 내년 3월을 전후로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인수되면 중도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과 대형 금융기관장의 인사교체 폭이 10명 훨씬 넘어 최대 20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계는 후임인사가 누가 될지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 주요 자리중 일부는 청와대 출신 인사나 전 기획재경부 고위직 출신 등이 임명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수장자리가 대거 친정부 인사로 채워질 경우 전문성이나 능력보다는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기업은행장․금감원장 경합 치열, '낙하산 인사' 우려
현재, 차기 기업은행장의 후보로는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과 조준희 기업은행 수석부행장(전무)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의외의 제3의 인물이 임명될 가능성도 크다. 윤용로 행장은 이미 퇴임식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제 누가 후임에 오를지 여부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장이 이번에 함께 바뀔 경우 현 민유성 행장이 민간 출신이었던 만큼 새 행장으로는 관료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융위원장 후임인사로는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과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이 자천타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신동규 회장은 기획재정부 공무원 퇴임이후 수출입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에 이어 또다시 금융위원장에 임명될 경우 '1인 장기 고위직 특혜'시비가 일어날 수도 있어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장 후임에 누가 임명될 지도 큰 관심거리다. 금융감독원장에는 낙하산 인사보다는 실무형 인사가 배치돼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시장 감시 감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부승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팔성 우리지주 회장의 경우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 독자민영화 추진에 적극 나섰으나 정부의 유효경쟁 성립요건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경영권 프리미엄 부담 등을 이유로 예비입찰에 불참하면서 그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특히 우리지주 차기 회장과 관련해선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전직 고위관료들까지 하마평에 오르고 있어 이팔성 회장이 어떻게 수성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는 이종휘 행장의 연임 가능성과 이순우 수석 부행장, 윤상구 우리지주 전무, 김정한 전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한지주 회장 후보로는 류시열 회장 대행과 이인호 전 신한지주 사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 고영선 전 신한생명 사장,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이 거명되고 있으나 기획재정부 출신등 의외의 명망있는 인물이 영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한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교체될 경우 한나라당 윤진식의원등이 여전히 유효카드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 김석동 전 기획재정부 차관 등 실력있는 예비군들도 많이 포진해 있어 이들이 어떤 중책을 맡게 될지도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김 전차관의 경우 장관자리나 대형 금융기관 수장 자리 등 어느자리에 임명해도 손색이 없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