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육군 본부, 경찰청, 식약청 등에 저가로 컴퓨터를 공급해 오던 주연테크가 그동안 중고부품을 사용해 오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외부로 드러난 것은 이달 초 주연테크 노조가 서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중고부품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사측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부터다.
이날 노조는 “정부에 납품된 컴퓨터는 정상적인 부품으로 만든 새 제품이 아니라 중고부품을 수거해 만든 재활용품”이라며 “이는 정부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며 국민의 혈세를 도둑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메인보드, 하드디스크, 광학디스크드라이브 등 주요 부품의 10∼20%가 중고부품”이라며 “부품이 포장돼 있지 않은 점, 부품 표면의 사용 흔적, 먼지 유무 등을 볼 때 중고부품임을 확인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와 같은 주장의 근거로 올해 8∼10월 사이의 정부 조달용 생산품 생산작업지시서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보드 꼭 새걸로 꼭꼭”, “보드, 하드 새걸로 부탁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
이와 같이 특정한 경우 새 부품으로 조립해 달라는 요구가 전해지는 것은 광범위하게 중고 부품이 사용되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실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2008년 11월 경 홈쇼핑을 통해 구입한 주연테크 신제품 컴퓨터에서 케이스가 열린 흔적이 발견되고 메모리가 누락돼 발송됐다는 사연을 포함해 여러 건의 제보가 접수된 바 있다.
나아가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8일 직접 구입했다고 하는 주연테크 하드디스크를 관계 기관에 분석을 의뢰해 사용한 흔적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방송에 내보냈다.
이에 대해 주연테크 측은 이번 의혹의 배경엔 노조와의 갈등이 숨어있다며 내부적인 상황이 정리되면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주연테크 홍보팀 김동환 팀장은 “언론에서 보도된 인터뷰나 설명 내용은 모두 노조 관계자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화면에 나온 하드디스크가 우리회사 제품이란 증거도 없는 상황이다. 조만간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토해 보고 공식적인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품된 컴퓨터를 해체해 부품 일부를 새 제품에 이용한다는 의혹에 대해선 “반품이 접수되면 각각의 부품을 해체해 납품업체로 보내고 있다. 다시 올라온 부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조립되는지 전수 조사를 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