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에서 안내해준 보일러 수리업체가 짝퉁이었다니..."
보일러 고장으로 114에 AS센터를 문의했으나 짝퉁 사설업체를 안내해줘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발을 굴렀다.
14일 인천시 서구 석남동에 사는 장 모(남.28세)씨는 며칠 전 수리 받은 보일러가 또다시 탈이 났다며 불만을 호소해 왔다. 장 씨에 따르면 “‘린나이’ 본사에서 나온 공식 수리기사가 아닌 전혀 다른 업체의 기사가 와서 엉뚱한 부품을 교체하고 갔다”는 것.
원인은 114전화번호 안내 서비스에 있었다.
보일러와 같이 고장이 잦은 제품을 수리하는 AS업체들은 ‘린나이’, ‘귀뚜라미’, ‘경동’ 등 유명회사의 상호를 도용해 영업하곤 하는데, 114에서는 이러한 사설업체까지도 소비자들에게 버젓이 안내하고 있었던 것.
이에 대해 KT114의 관계자는 “상호를 도용한 사설업체든, 공식 대리점이든 전화번호 등록을 의뢰하면 받아줄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급적 회사의 대표번호를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특정 지역을 지정해서 문의할 경우에는 그 지역에 있는 업체를 우선적으로 알려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본사 직영 대리점을 운영하는 사업자에 한해 소비자에게 우선적으로 그 업체의 전화번호를 안내하는 ‘키워드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호도용 업체들의 존재를 알 리 없는 소비자들은 사설업체의 허술한 수리를 받은 뒤, 애꿎은 본사만 나무라고 있어 해당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린나이’ 고객상담 실장은 “이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불편접수가 많아 상호도용 업체 측에 항의도 해 보았지만 막을 방법이 없다”며 “타 업체와 동일한 상호라고 하더라도 사업자등록신청이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강제로 영업을 못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소비자들에게 “린나이 대표전화(1544-361)로 직접 전화를 걸어 해당지역 대리점을 안내받거나, 114로 문의할 때는 꼭 ‘린나이 본사 고객상담실’로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린나이’를 사칭해 장 씨의 보일러를 수리한 업체와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