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낮에는 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거지 행세를 하고 밤이면 야한 의상을 차려 입는 섹시미녀로 ‘변신’하는 ‘직업 거지’가 화제다.
중국 화시두쓰바오(華西都市報) 기자는 지난 18일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시 우콰이쓰 우푸종합시장 근처에서 세를 살고 있는 ‘미녀 거지’ 중 한 명인 우(吳ㆍ17)모 양을 만났다.구이저우(貴州)성 농촌 출신의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란 우 양은 나이가 들면서 더 이상 집에 있을 수 없어 취업을 위해 도시로 나왔다.
우 양의 초라한 방에는 거리에서 구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적어 놓은 노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노트에는 ‘도와달라고 애걸하기, 무임승차, 6위안, 감사합니다’ 등의 말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청두로 나온 우 양 수중에는 한 푼도 없었고 취업도 쉽지 않았다. 또한 고향과 달리 도시생활은 많은 돈이 필요했다. 집세며 식비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없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우 양은 “처음 거리에 나갔을 때는 너무 부끄러워 한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거리에 서 있기만 했다”면서 “말이 입 안에서 맴돌 뿐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소리를 내는데 한참이 걸렸다”고 말하며 얼굴을 붉혔다.
우씨는 “거리로 나선지 며칠이 지나고 한두 번의 구걸을 통해 수중에 돈이 들어오자 이것도 괜찮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직업거지’의 길로 나섰다”면서 “많은 돈을 동냥하기 위해 좀 더 누추한 옷차림으로 거리를 나서는 등 사람들로부터 동정 받을 수 있는 기본연습부터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녀 거지’ 장(張ㆍ16)모 양 역시 “구걸을 처음 시작할 때는 너무 부끄럽고 떨렸으나 점점 습관이 되면서 담도 커졌다”면서 “하루 벌이는 일정하지 않았지만 많을 때는 100 위안(약 1만200원)이 넘는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미녀 거지’들은 진정한 노동을 통한 대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돈을 쉽게 내 것으로 취하면서도 양심적이었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에게는 구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장 양은 “한 번은 어떤 사람이 10위안을 주었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장애인이었다”면서 “돈을 받고 이 돈은 받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그 사람을 따라가 돈을 돌려주었다”고 말하며 “지금 생각해도 그 돈을 돌려준 것은 잘한 일 같다”고 말했다.
낮에 구걸을 하며 일을 마친 ‘미녀 거지’들은 밤이 되면 더 이상 거지 차림이 아닌 섹시한 의상으로 바꿔 입고 피시방이나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쇼핑으로 그날 번 돈을 쓴다.
낮에는 거지로, 밤에는 거리를 헤매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생활의 전부인 그녀들은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는 ‘직업 거지’라는 것을 알리지도 못하고 농촌에서 상경한 일반 여성들처럼 농민공으로 일하고 있다고 속이고 있다.
류모씨는 “구걸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와주지만 더러는 욕을 하거나 발로 걷어차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그럴 때면 비참한 생각에 눈물이 나기도 한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직업 거지’로 살아가는 여성들은 대부분 거지의 길로 들어선 것을 후회하며 ‘직업 거지’야말로 정말 부끄러운 직업이며 자신들을 ‘사기꾼’이라고 말한다. 또한 많은 여성 ‘직업 거지’들은 이 일을 그만두고 직장을 찾아 열심히 일하며 진정한 노동의 대가를 받기를 원하고 있다.
거지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한 여성은 “나의 미래는 희망이 없어 너무 막연하지만 지금과 같은 하루살이 삶은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헤럴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