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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시리즈 OS 업그레이드, '삼적화' 굴욕 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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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시리즈 OS 업그레이드, '삼적화' 굴욕 씻을까?
  • 김현준 기자 realpeace@csnews.co.kr
  • 승인 2011.05.17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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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에 대해 '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를 선언, 안드로이드 진영의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단말기 성능이나 가격만이 아닌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 지원 여부가 중요한 경쟁력이다. 처음부터 기능이 한정된 피처폰과는 달리 스마트폰은 새로운 운영체제를 설치하면 아예 다른 기기가 되기 때문.

다른 경쟁사보다 빠른 업그레이드 결정이 어떤 성과를 가져다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 어떻게 받나?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에 대한 '진저브레드'(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3버전) 업그레이드를 17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갤럭시S'(SK텔레콤), '갤럭시K'(KT), '갤럭시U'(LG유플러스) 등 '갤럭시S2' 이전의 주력 제품들이다. 이전 모델인 '갤럭시A'와 '갤럭시탭'도 조만간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예정이다.

업그레이드는 삼성 디지털 기기 관리용 PC 소프트웨어인 키스(KIES)를 통해 직접 내려받거나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이클레어'(안드로이드 2.1)라면 '프로요'(안드로이드 2.2)로 우선 업그레이드를 해야 '진저브레드' 이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기존 어플 중 일부는 '진저브레드'와 호환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직접 업그레이드하려는 이용자들은 만약에 대비해 업그레이드 전에 필요한 내장 메모리 여유 공간을 미리 확보하고 기존 데이터에 대한 백업작업을 해놓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갤럭시S'와 '갤럭시A'의 '프로요' 업그레이드 당시, 기존에 설치된 어플이 모두 사라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

◆빠른 업그레이드, 어떻게 가능했나?

이번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 조치는 삼성전자의 예전 행보와 비교할 때 상당히 빠른 편이다.

업그레이드는 단순히 기존 운영체제를 수정·보완하는 것을 넘어서 완전히 새로운 체제를 하드웨어에 맞게 장착하는 과정이어서 상당한 비용과 시간 소요된다. 출시한 기기 환경과 통신사 서비스 사정까지 맞춰야 하기 때문. 이 때문에 갤럭시S의 경우 지난해 6월 출시된 이후 5개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프로요' 업그레이드가 진행됐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HTC를 비롯한 여타 안드로이드 경쟁사들에 비교해도 빠르다. 안드로이드 업계 주도권을 두고 다투는 대만 HTC의 경우, 지난해 말 '디자이어 HD'의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를 올해 1분기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약속은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국내 라이벌인 LG전자의 '옵티머스2X'와 '옵티머스원'도 아직 구체적인 업그레이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고, 심지어 모토로라는 얼마 전에야 '프로요' 업그레이드를 완료한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구글과 합작, '넥서스S'를 출시했던 경험이 크게 도움됐을 것"이라며 "구글과의 정보공유와 펌웨어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 경쟁사보다 한발 빠른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구글과의 합작 레퍼런스 폰인 '넥서스S'를 출시했다. '넥서스S'는 세계 최초로 '진저브레드'를 장착한 스마트폰이다.

◆업그레이드 통해 '삼적화' 오명 씻을 수 있을까?

'진저브레드'는 기존의 '프로요'에 비해 게임 등 일부 어플의 실행속도와 텍스트 편집기능을 향상시키고 배터리와 어플 관리 기능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메모리 제어와 문자 입력 기능 등 시스템 성능이 전반적으로 개선돼 구동속도가 빨라진다.

단말기의 구조적인 한계상 이용할 수 없는 기능들도 있다. '진저브레드'의 가장 큰 장점은 근거리무선통신기술의 일종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무선통신)와 어디서나 정확하게 방향을 감지할 수 있게 고안된 자이로스코프(다축방향센서)를 지원한다는 점. 그러나 아쉽게도 기존의 갤럭시 시리즈에는 이같은 기능들을 지원하는 NFC칩과 자이로스코프센서가 탑재돼 있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삼성전자가 '삼적화'라는 불명예를 떨쳐낼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삼적화'란 '삼성전자'와 하드웨어에 운영체제를 매끄럽게 구동시킨다는 개념의 '최적화'를 합친 신조어. 풀어쓰면 '삼성전자가 운영체제를 최적화한 것'을 의미한다. 동일한 운영체제 수준을 적용했다고 할지라도 최적화 기술에 따라 성능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 그동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동급 최강의 하드웨어 성능에도 불구하고 '최적화'에 실패해 단말기의 성능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타사가 개발한 운영체제를 자사의 단말기와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최적화시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애플과 같이 단말기와 운영체제를 함께 만드는 경쟁사에 비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가져다 쓰는 삼성전자의 경우 필연적으로 최적화에서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갤럭시S2'부터는 '넥서스S'때 구글개발팀과 함께 작업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본 브라우저 성능을 극도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업그레이드에도 이런 노하우가 가미됐다면 '삼적화'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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