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방위산업체인 STX엔진(대표 정동학)이 이번엔 '대가성 후원' 의혹으로 1년여 만에 또 다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의 공금유용 의혹을 조사중인 검찰 수사과정에서 STX엔진이 과거 정 전 총장의 자녀가 대주주로 있던 업체에 7억원을 건넨 정황을 포착한 것.
STX 측은 광고비 명목으로 집행된 돈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업체의 인지도가 낮았다는 점, 광고비 집행 후 STX엔진이 해군관련 사업을 수주했다는 점 등을 들며 '대가성' 의혹을 굳히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STX엔진은 지난해 3월 검찰에 의해 군 위성통신장비를 납품하면서 인건비 등을 부풀려 98억원의 부당이득 챙겨온 사실이 밝혀진 바 있어 이번의혹까지 사실로 드러날 경우 STX에 대한 도덕성 시비는 더욱 가열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영세한 해군참모총장 아들회사에 7억원 후원…의혹 무성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전지방검찰청 특수부는 최근 STX엔진이 정옥근 전 총장의 아들이 대주주 겸 대표이사로 있던 요트 이벤트 업체 A사에 7억원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유입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다.
A사는 지난 2008년 정 전 총장의 아들이 친구 두 명과 함께 공동 투자로 설립한 회사. 요트직업훈련 등 요트와 관련된 이벤트를 진행하는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 전 총장 아들은 이 회사에 대한 지분을 정리하고 손을 뗀 상태.
하지만 검찰 조사결과 A사는 2008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관함식' 기간 중 같은 지역에서 요트대회를 개최했다. 관함식이란, 국가 통치자가 군함의 전투태세와 장병들의 군기를 검열하는 일종의 해상 사열식으로 최근에는 우방국 해군과의 우호증진을 위해 열리고 있는 세계적인 행사다.
STX 측은 이와 관련 계열사인 STX엔진이 A사가 주관하는 요트대회의 메인스폰서로 참가하게 되면서 협찬금을 건넨 것일 뿐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가성 후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A사의 2008년 매출이 STX엔진이 제공한 광고비를 제외하면 약 1천만원에 불과하고, 2009년과 2010년에는 연간 1천만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한 영세업체라며 STX엔진의 광고비 집행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요트 대회 직후 STX엔진이 해군과 관련된 사업을 수주한 사실까지 새삼 회자되면서 STX와 정 전 총장을 둘러싼 의혹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STX엔진은 그해 12월 해군과 735억원 규모의 고속디젤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 행사 후원 뒤 700억대 사업 수주…우연의 일치?
이와 관련 STX 관계자는 "STX엔진이 A사가 주관한 요트대회에 협찬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대가성, 정 전 총장에 대한 로비 등) 그런 목적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요트대회 당시 부산에서는 국제관함식을 비롯해 국제영화제가 개최되고 있어 홍보효과가 있다고 판단돼 협찬을 했을 뿐"이라며 "이 문제는 이미 지난해 국방부 감사를 통해 아무 혐의가 없다는 결과를 받은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STX 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검찰 일각에서 "STX엔진이 A사 측에 건넨 자금 중 일부가 정 전 총장을 비롯한 그의 가족들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STX엔진을 둘러싼 수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