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현대차노조에 따르면 최근 노조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hmwu.or.kr) 자유게시판에는 금속노조가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계획하고 있는 한미 FTA 저지와 산별교섭 성사를 위한 정치파업에 현대차노조가 참여키로 한데 대해 조합원 사이에 찬반양론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금속노조가 당초 파업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다가 투표없이 파업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정치파업에 대한 사이버 논쟁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많은 글이 정치파업 참여에 대해 신중해야한다거나 자제해야한다는 의견을 제기한 반면 한미FTA를 저지하고 산별교섭을 이끌어내기 위해 파업에 나서야한다는 입장도 나왔다.
자유게시판에 파업을 자제하자는 의견들이 올라온데 대해서는 전례없는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불법파업'이라는 이름의 조합원은 "이번 달에 임단협 요구안도 마련되고 노사협의회도 하고 본격적으로 현안을 얘기하려는 것 같던데 무턱대고 정치파업에 몸을 싣는다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정치파업에 내둘려 우리의 문제는 하나도 해결 못하고 2007년이 훌쩍 넘어가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투표하자'는 게시명의 조합원은 "왜 조합원 의사를 무시하고 투표없이 파업하느냐"며 "조합원을 담보로 하는 정치파업만은 결사 반대다. 주위의 민심을 읽어달라"고 촉구했다.
'조합원'이라고 밝힌 또 다른 이는 "한미 FTA 반대 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파업 정당성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며 "여론을 무시하고 상급단체의 결정만 따르고 고객을 버리는 정치파업은 노조에 악영향만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외 '찬반투표 없는 파업결정, 과연 바람직한가', '파업..최후의 보루로', '파업한다고 FTA가 바뀌나요', '국민의 지지 0% 파업 성공못한다'라는 제목의 글도 잇따랐다.
이에 반해 '조합원'이란 또다른 필명은 "파업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까요. 힘이 드는 파업을 하게 만드는 현실을 직시하자"며 파업 자제 목소리에 대응했다.
'파도'라는 이름의 게시자는 "한미 FTA 체결로 노동법 개정, 산업공동화로 인해 당신의 일자리가 없어질거란 생각은 안해봤나. 당장 당신과 상관없다고 치부해 버릴껀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또다른 게시자는 "정권과 자본이 변하지 않고 있는데 우선의 떡고물에 욕심내지말자"며 "남들이 보기에는 배부른 투쟁일지언정 우리 조합원 마저 그리 생각하면 어느 누가 앞장서겠나. 지금받고 있는 임금 후생복지 그냥 만들어졌나"고 지적하면서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정치파업도 불법파업이므로 조합원들은 임금손실과 법적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며 "명분없는 정치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 시각과 어려운 자동차 산업 등을 감안해 조합원들의 파업 자제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