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제조사 엑스로드가 적자 운영 끝에 부도처리된 후,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수리대행업체들로 인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공식서비스센터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설 수리대행업체들은 제조사로부터 기술이관 등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서비스 내용이나 비용 역시 천차만별이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업계에 따르면 엑스로드는 지난해 80억원을 웃도는 적자 운영 끝에 올해 1월 사업을 정리했다.
그러나 내비게이션 특성상 수시로 변하는 도로환경에 맞춘 맵 업그레이드는 중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보니 소비자들은 포털사이터 등에서 ‘엑스로드 업데이트’, '엑스로드 서비스센터' 등으로 검색해 찾은 곳을 공식서비스센터로 오인, AS나 업그레이드를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거주 김 모(남.35세)씨가 대표적인 케이스.
1일 김 씨에 따르면 그는 이달 말, 엑스로드 아톰(ATOM) 내비게이션을 1년2개월간 사용해오다가 공식서비스센터인줄 착각하고 수리대행업체에 맵 업데이트를 맡겼다가 곤란을 겪었다.
공식 서비스센터를 찾기 위해 포털사이트에 ‘엑스로드 서비스센터’로 검색한 뒤 노출된 사이트에 접속한 것이 화근이었다.
김 씨는 해당 업체 사이트를 통해 7만5천원의 비용을 들여 맵 정보가 담긴 칩을 교체했다. 그러나 맵 업데이트를 마친 후 기기에서는 도로 상황을 알려주는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아 오히려 불편을 겪었다고.
김 씨는 “기판의 칩을 교체하던 중 소리와 관계된 기판을 실수로 잘못 건드린 것 같다”고 추가 무상수리를 요청했지만 업체 측은 “기판 음향부분과 맵 정보가 담긴 칩은 전혀 무관하다”는 말로 김 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공식서비스센터가 어떻게 이렇게 불친절할 수 있느냐”고 항의하자 “우리는 수리대행업체”라고 응대해 김 씨는 뒤늦게 이 업체가 수리대행업체임을 알게 됐다고.
현재 김 씨는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AS를 받았다면 좀 더 정확한 원인 설명이나 처분을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사이트 검색 결과가 수없이 많은데 소비자가 공식서비스센터가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리대행업체 관계자는 “음향과 관련된 기판과 맵 정보가 담긴 칩은 서로 무관하다”며 "민원 해소를 위해 50%의 수리비감면을 제안했지만 소비자가 이를 거절한 상태"라고 답했다.
엑스로드 공식서비스센터(www.myxroad.co.kr) 관계자는 “공식서비스센터는 구로구 가리봉동에 있다”며 “제조사가 부도난 상황이라 책임 주체가 없는 상황이지만 제조사로부터 이관 받아 운영중이기 때문에 수리대행업체보다 통일된 서비스와 기술료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문제가 제기된 업체는 공식 서비스센터와 연계된 지점은 아니라"며 “과거 엑스로드 직영점을 운영하던 사업자가 공식 서비스센터라고 홍보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공식 서비스센터로 확인된 이 업체는 엑스로드 부도 이전부터 사용하던 도메인을 쓰고 있다. 제조사로부터 관련 서비스 이관 및 협약을 거쳐 사이트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