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유통중인 닭고기의 83%가 캄필로박터, 살로넬라 등 식중독을 유발하는 병원균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산 냉동 닭다리, 닭날개의 국내 수입량은 2004년 3999톤, 2005년 2만651톤, 2006년 4만482톤, 올해 5월말까지 9319톤 등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 병원균은 시장성이 높은 메이저 브랜드는 물론이고 유기농 브랜드 제품과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표시된 제품 등 프리미엄급 치킨에서도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검출된 병원균의 대부분이 한 개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어 치킨을 먹고 병에 걸릴 경우 치료 항생제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 · CS)’는 자국 23개 주에서 유통 중인 치킨제품 525개 시료에 대한 병원균 및 항생제 내성 조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포스터 팜스(Foster Farms), 퍼듀(Perdue), 필그림스 프라이드(pilgrim's Pride), 타이손(Tyson) 등 시장성이 높은 브랜드 제품 4개, 유기농 제품 10개, 무항생제 사용 브랜드 12개도 포함됐다. 이들 제품은 파운드당 3~5달러 정도 비싼 프리미엄급 치킨들이다.
CS 조사결과에 따르면 캄필로박터균은 조사 대상제품의 81%에서, 살모넬라균은 15%에서 각각 검출됐다. 이중 13%의 제품에서는 두 균이 모두 나왔다. 이는 지난 2003년 49%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던 것보다 훨씬 증가된 수치다.
병원 균이 검출되지 않은 제품은 17%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1998년 이후 컨슈머리포트가 실시한 4번의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심지어 포스터 팜스, 퍼듀, 필그림스 프라이드, 타이손 등 메이저 제품에서도 모두 병원균이 검출됐다. 캄필로박터 오염률은 퍼듀 74%, 타이손 89%로 나타났다. 살로넬라는 포스터 팜스 3%, 타이손 5%, 필그림스 프라이드 8%의 오염률을 보였다. 다른 브랜드 제품의 오염률은 25%정도였다.
또 모든 브랜드 제품에서 검출된 살모넬라균의 84%, 캄필로박터균의 67%가 한 개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였다. 이는 이들 균에 의해 발병할 경우 치료에 쓸 항생제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테면 캄필로박터균의 20%가 사이프로플록삭신(Ciprofloxacin)에 내성을 보였는데, 이는 미국 식품의약품안정청(FDA)이 2005년부터 양계업에서 사용을 금지한 항생제다.
살모넬라와 캄필로박터는 모두 내장에 발병하며, 특히 캄필로박터균의 경우 수막염, 관절염, 신경계 이상 증상을 보이는 ‘길리안 바레(Guillain-Barre)’의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1999년 이후 미국인 300만~400만명이 두 식중독 균에 감염됐고, 이중 700여명이 사망에 이르렀다.
CDC는 또 가축과 연관된 식중독의 수는 2004년 기준 전체 식중독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캄필로박터의 53%, 살모넬라의 18%가 항생제 내성을 보인 것으로 보고했다.
미국 농림부(USDA)는 현재 살모넬라균에 대한 연방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캄필로박터에 대한 시험기준은 정하지 않고 있다.
CS는 “이번 결과에 따라 캄필로박터균에 대한 시험기준도 정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 소비자들도 반드시 가열하여 완전히 익힌 후에 닭을 먹고, 보관 시에는 교차오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주의사항>
- 마트에서 치킨제품을 구입할 때는 쇼핑의 맨 마지막 계산하기 전에 카트에 넣도록 한다.
- 치킨을 고를 때는 포장이 잘 된 제품을 고르고 다시 한 번 비닐봉지에 담는다.
- 반드시 냉장보관하고 2-3일내에 먹지 않을 경우에는 냉동시킨다.
- 냉동된 치킨은 냉장온도에서 해동하고 바로 요리하도록 한다.
- 가공이 되지 않은 치킨은 다른 식료품과 분리해서 보관하고 조리 후에는 손과 조리 기구를 비누로 깨끗이 세척한다.
- 요리된 제품을 조리가 안 된 제품을 담았던 그릇에 다시 담지 말고 남은 것은 2시간 이내에 다시 냉장 보관한다.
- 조리온도는 74oC 이상으로 하고 반드시 익혀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