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위학력 논란이 붉어진 최수종의 자서전 내용이 자세하게 공개되며 또 한번 논란에 휘말렸다. 대필 작가가 쓴 것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상세하게 기술된 대학시절 부분은 네티즌들의 도마에 올랐다.
23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소속사 사무실 근처에서 인터뷰를 가진 최수종은 “책은 매니저가 쓰자고 제안했고,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대필하는 형식이었다”며 “매니저에게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픽션 형식이고 가벼운 내용이니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990년에 펴낸 자서전 ‘너에게만 말해줄게’(1991ㆍ대흥)에는 한국외국어대 재학시절의 소상한 내용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그동안의 해명은 모두 거짓말이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수종은 허위학력 논란이 붉어진 뒤 일관되게 한국외대를 졸업한 적이 없으며 학력을 이용한 적이 없다고 해명해왔다.
최수종은 책에서 “그때 나는 Y대 무역학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학교생활과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방황하던 중이었다” “연극영화과를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쳐 무역학과를 가게 된 것”(94쪽)이라고도 했다. 또 “틈만 나면 캠퍼스의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녔다. 캠퍼스 잔디 위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각자 책을 읽거나 리포트를 쓰기도 했다. 시험 때가 되면 도서관에 자리를 맡아 놓고 공부에 열중했고, 늦게까지 공부할 때면 학교 앞의 분식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95쪽)라고 기술했다.
또 허위학력 논란이 붉어진 뒤 그는 “콜로라도에 있는 포트모건대(fortmorgan college)를 다녔다”고 밝혔지만 이 책에는 콜로라도 주립대학으로 나와 있다. 미국 유학 관련해서는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입학허가를 받아 떠날 날이 가까워지면서 그녀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었다”(99쪽), “대학시절에 나는 꿈과 이상을 펼쳐보기 위해 가정형편이 넉넉지는 못했지만 미국 유학을 결심했다.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기도에 참석했고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신 덕분에 1984년 9월에 도미, 꿈꾸던 유학생활이 시작됐다.”(224쪽) 등이 적혀있다.
또 1991년에 발간된 ‘스타낙서첩’에도 최수종의 약력은 “서울에서 태어나 아빠의 직장따라 부산의 동광국민학교를 다니다가 서울 중부 국민학교로 전학을 왔고,배재중ㆍ배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외 국어대학 무역학과를 다니다가 미국에 유학하여 콜로라도 주립대 마케팅과 3년 수료”라고 소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대 무역학과 합격 사실이 진짜로 드러나며 형성되던 최수종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은 이로 인해 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아무리 대필작가가 썼다고 하더라도 내용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는 이상 지나치게 과장돼 있는 것은 분명한 거짓말이라는 점에서 상당수 네티즌들은 ‘최수종씨에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연기자로서 최수종이 학력을 이용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과거의 일을 그만 들추자고 하는 의견도 많아 향후 사태가 주목된다.
오연주 기자(oh@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