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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사건은 ‘갤러리 게이트’?…옷로비 사건과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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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사건은 ‘갤러리 게이트’?…옷로비 사건과 닮은꼴
  •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8.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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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위조 스캔들에서 정권 실세가 뒷배를 봐줬다는 권력형 인사 청탁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정아 씨 사건이 8년 전 DJ정부 시절의 ‘옷로비사건’과 유사한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다. 새로운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권력 실세 2~3명의 이름이 떠도는 등 지난 DJ정부 초기 ‘옷로비사건(살롱케이트)’처럼 의혹만 키울 대로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당사자들은 모두 잠적하거나 입을 닫은 채로 변변한 설명조차 없다는 점, 정권의 실세들이 개입한 정황만으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 검찰의 축소 수사 의혹 제기 등 두 가지 사건은 ‘닮은꼴’로 진행되고 있다.

▶권력실세 개입한 ‘갤러리게이트’로 비화되나=두 사건 모두 시작은 단순한 옷로비와 학력위조사건이지만 권력실세가 개입해 있다는 의혹이 기름을 붓는 격이다.

99년 ‘옷로비사건’의 실체는 외환 밀반출 혐의를 받고 있던 남편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구명을 위해 부인 이형자 씨가 1998년 12월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 씨에게 밍크코트 로비를 했느냐 여부였다. 하지만 세간의 관심은 ‘옷로비’의 끝은 어디까지인가를 확인하고 싶어했다. 이 와중에 이씨가 대학(이대) 동문인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김종필 총리 부인 박영옥 씨에게 1억원대의 미술품 등을 선물했다는 의혹이 떠돌며 ‘옷로비’ 소문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이 같은 소문들은 후일 모두 사실무근으로 판명됐지만 결국 세간의 의혹은 옷로비사건인 국회 청문회와 특검까지 실시되는 동력이 됐다.

신정아 씨 사건의 경우도 명확한 근거 없이 권력실세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의혹만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상황이다. 신씨는 당초 전직 대통령의 숨겨 놓은 딸이라는 밑도 끝도 없는 소문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모(某) 대선주자가 뒷배경’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다. 특히 이 같은 소문들은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씨의 학력위조 사실을 처음 공론화한 장윤 스님과 접촉해 사건무마 청탁을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설득력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 당사자들 축소, 침묵으로 일관=99년 ‘옷로비’사건은 상류층 부인들 간의 은밀한 거래라는 성격상 외부에 유출되기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사건의 관련자들인 최순형 회장의 부인 이형자 씨, 김태정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 씨,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 씨,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의 부인 배정숙 씨 등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이들의 침묵은 후에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도 계속됐다. 연정희 씨는 라스포사 의상실에서 호피무늬 밍크 반코트 1벌을 외상 구입한 뒤 20일 후 반환했지만 날짜를 속이는 등 위증을 했고, 배정숙 씨도 이형자 씨에게 옷값 대납을 요구한 적 없다고 진술하는 등 위증해 처벌받았다.

당사자들의 발뺌식 대응은 신정아 씨 사건에서도 재연된다. 신정아 씨는 지난 7월 16일 미국으로 출발하며 “나의 학력을 검증해 보여주겠다”고 당당하게 외쳤지만 이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씨의 허위학력 사실을 제보했던 장윤 스님은 변양균 정책실장과의 만남이 보도된 후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다. 변 실장도 “어떤 문제든 갈등을 지나치게 확대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검찰 축소 수사 의혹도 두 가지 사건에서 공통점이다. 검찰은 연정희 씨가 이형자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자 5일 만에 수사결과를 내놓았고 이 사건이 이형자 씨의 ‘실패한 로비’라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지나치게 연정희 씨를 비호함으로써 옷로비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 이후 검찰의 수사결과는 후에 옷로비 특검으로부터 “일부 사실관계가 틀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동국대의 경우도 지난 2004년 재단 비리와 관련 검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이후 수사중단 상태에 빠져 있어 두 가지 사건에서 같은 ‘몸통’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신씨 사건이 소문만 무성했다가 용두사미로 끝날지, 아니면 ‘갤러리게이트’로 비화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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