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은 28일(한국시간) 뉴욕 플러싱 메도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시작된 1회전에서 에르바티에게 3-2(6-7<4-7> 6-4 7-5 6-7<6-8>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64강이 겨루는 2회전에 진출했다.
2년 연속 이 대회 2회전에 오른 이형택은 올해 메이저대회에서는 윔블던에 이어 두 번째로 1회전 관문을 통과했다. 특히 윔블던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3회전에 진출한 뒤 상승세를 탄 이형택은 까다로운 상대 에르바티와 통산 첫 대결도 가뿐히 넘어섰다.
이형택이 지난 2000년 역대 메이저대회 성적 중 가장 좋은 16강 진출을 이룬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하드코트는 역시 그의 편이었다.
9월21일부터 사흘간 슬로바키아에서 열릴 한국-슬로바키아의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양팀 에이스끼리 맞붙은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은 경기에서 이형택은 게임 도중 도진 허벅지 근육통을 딛고 감동적인 뒤집기승을 일궈냈다.
테니스 전문잡지 '테니스 코리아'에 따르면 이형택은 5세트 3-3으로 맞선 7번째 게임에서 양쪽 허벅지 통증으로 코트에 누웠고 메디컬 타임 때 응급 치료를 받고 다시 뛰었다.
이형택은 '테니스 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질 것 같아 기권한다는 얘기를 듣기 싫어 사력을 다해 뛰었다. 경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불굴의 의지를 드러냈다.
타이브레이크 끝에 1세트를 내준 이형택은 2,3세트를 연속으로 따내 승리를 눈 앞에 뒀으나 4세트에서 배수의 진을 친 에르바티에게 다시 타이브레이크 끝에 세트를 내줬다.
5세트 들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철저히 지켜간 이형택은 5-4에서 에르바티의 서브 게임을 따내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형택은 2회전 진출로 상금 2천581만원을 확보했다. 그는 2회전에서 아르헨티나의 강호 기예르모 카나스(14위)와 격돌한다. 역시 첫 대결인데 첫 단추를 잘 꿴 이형택이 여세를 몰아 카나스 벽도 넘을 지 주목된다.
한편 4연패에 도전하는 '황제'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와 여자 세계랭킹 1위 쥐스틴 에넹(벨기에), 올해 윔블던 여왕으로 다음달 한국을 방문하는 비너스 윌리엄스(14위.미국) 등 우승 후보들도 무난히 2회전에 오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윌리엄스는 208㎞짜리 서브를 폭발시키며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자신이 세운 역대 투어 및 메이저대회 본선 여자 선수 최고 서브 스피드(206㎞)를 또 갈아치웠다.
첫날 남자 시드배정자 중 마르코스 바그다티스(18위.키프러스), 폴 앙리 마테우(20위.프랑스),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21위.스페인), 야르코 니미넨(26위.핀란드) 등 4명이 1회전 고비를 못 넘고 탈락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