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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이렇게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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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이렇게 치료"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9.01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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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유진이 칼로 찔러도 안 죽어. 여기 봐, 게임 봐, 칼로 찔러도 안 죽잖아. 다시 살아나. 유진이 다시 부활할거야, 다시 살아 날거야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부평에 사는 관우네 가족은 거실에서 온 가족이 함께 게임을 즐깁니다. 담배 연기 자욱한 PC방에서 관우가 병들어가는 걸 막고 싶었다는 관우 아버지는 거실에서 게임을 함께 하면서 자녀와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일남 (관우 아버지)

“아이들이 왜 게임을 좋아하는지 모르면서 무조건 게임은 나쁘다 라고만 얘기하는 건 안 좋은것 같다. 하지마라, 나쁜거다 라고만 얘기하면 아이들은 안 듣는다. 게임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어울리면서 같이 게임을 하니까 관우도 동질감을 느끼면서 깊이 빠져들지 않고 스스로 조절하게 된 것 같다.”

시간을 정해 놓고 게임을 하는 건 관우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이전의 관우를 생각하면 지금의 관우가 고맙고, 대견스럽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정이 (관우 어머니)

“지금은 밤새서 게임을 한다던지 엄마 모르게 게임을 하는 일이 없다. 지금은 하루에 1시간 하기로 약속하면 딱 그 시간만큼만 하고 스스로 끈다.”

통계에 따르면 스무 명 중 2명의 어린이가 인터넷 과다사용자에 해당하고 백명 중 2명의 어린이는 심각한 게임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의는 어린이들이 특히 게임에 빠지는건 전두엽의 기능이 미성숙해서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김범조 (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뇌 중에서 전두엽의 기능은 19세에서 20세까지도 서서히 발달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의 경우는 그것이 미성숙해서 조절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재밌는 것도 없어 가족관계에서도 힘들어 하는 아이들은 현실회피의 수단으로 게임에 빠지기 쉽습니다. 전문의는 현실회피형의 어린이는 부모와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며 PC사용시간을 정해 놓고 부모와 자식이 함께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 말합니다.

(인터뷰) 김범조 (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부모와 같이 게임을 하는 것은 부모와 같이 노는 것이고 부모와 관계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된다. 특히 관우 어머니가 잘 한 것은 PC방에서 음성적으로 할 수 있는 게임들을 가정으로 와서 아버님과 같이 게임을 함으로서 음성적으로 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게임을 즐기게 해 가족간의 대화가 즐겁다는 것을 깨우치게 했다는 점이다.”

관우네 가족이 좀 더 특별한 이유는 게임중독 치료를 위해 게임업체를 찾았다는 점입니다. 게임이 만들어지는 과정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피면서 관우는 게임들이 여러 사람들이 노력해서 만든 현실이 아닌, 가상의 내용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관우 (인천시 부평구)

“게임회사에 와서 개발과정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니까 현실은 현실이고 게임은 게임이구나 하는 것이 느껴진다.”

전문의는 현실과 게임을 혼돈하는 어린이들에게 게임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범조 (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교육 치료 과정의 하나로서 게임업체에 방문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별해주는 것들을 보여주는 것은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게임 중독이 우려되면 ‘인터넷 중독 예방 상담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이곳에서는 전문가와 대면상담, 전화상담, 채팅상담 등이 무료로 진행되며 치료가 필요한 경우 주요병원을 연계시켜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영삼 센터장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1599-0075 이 번호로 전국 어디서든지 누르면 상담실로 바로 연결된다. 밤 9시까지 전액 무료로 진행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주저하지 말고 찾아주면 좋겠다.”

이제 게임은 유해성 논란과는 별개로 아이들의 주요한 놀이수단이 되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전문가들은 게임을 무조건 막기보다는 연령대에 맞는 적절한 게임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형이 있는 어린 동생들의 경우 형들이 하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게임을 함께 하지 않도록 주의가 요구됩니다. 부모들은 항상 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유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업체들도 나날이 심각해지는 아이들의 게임중독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이 (관우 어머니)

“게임업체가 게임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팔거나 이용하게 해서 돈을 번다. 그럼 분명히 중독성을 염두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모른척을 할 수는 있지만 아이들이 중독되어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중독되는 것 까지도 업체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은 지난 달 본원을 비롯한 4개의 기관들이 대응책을 마련키 위해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김진석 팀장 (한국게임산업진흥원)

“우리나라 게임유저들이 청소년의 90% 이상이 즐기고 있는 수에 비하면 업체들의 대응이 부족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일부 민원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건전게임운동본부 같은 사회적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움직임들도 준비중에 있다.”

게임중독에서 빠져나온 관우에게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인터뷰) 김관우 (인천시 부평구)

“같이 할려고 하면 실력이 꽝이라고 무시해서 지금은 실력을 키웠는데도 당연히 못할걸로 생각해서 게임쪽으로 따돌림을 당할 때가 있는데 정말 속상하다.”

관우처럼 게임을 못한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부모는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대신 게임을 하며 아이템을 높여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의는 부모들이 대신 게임을 해주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고 경고합니다.

(인터뷰) 김범조 (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게임도 하나의 중독이다. 때문에 자기가 만족하고자 하는것이 즉각적으로 만족되면 오히려 내성이 생겨서 게임중독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것은 절대로 부모님들이 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된다.”

관우가 게임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은 게임중독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부모님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업체들이 게임중독 예방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담배회사가 집단 소송을 당하는 것처럼 머지 않아 게임업체들도 학부모들의 집단소송에 걸릴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에 빠지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업체들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연합뉴스 왕지웅입니다(연합뉴스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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