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에서 1980년대 후반 공산주의 붕괴 이후 모두 139명의 역대 국회의원이 공산당 시절 비밀경찰의 협조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연합뉴스가 5일 현지 신문들을 인용 보도했다.
과거 정보기관의 비밀자료를 조사해온 불가리아 역사위원회는 전날 웹사이트에 1989년 이후 역대 국회의원 가운데 옛 비밀경찰 협조자로 잔 비데노프 전 총리, 현 연정 내 터키계 소수당 지도자인 아흐메드 도간 총재, 유럽의회의 에브게니 키릴로프 의원 등 총 13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역사위원회는 지난달 게오르기 파르바노프 현 대통령도 비밀경찰에 협조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암살 미수, 1978년 런던의 방송인 게오르기 마르코프 독극물 살인 등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불가리아 비밀경찰은 동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구 소련과 가장 긴밀했으며, 친서방 정객들에 대한 암살과 협박, 철저한 감시로 악명을 떨쳤었다.
이날 이름이 공개된 전.현직 의원들은 그러나 비밀경찰에 협조했다는 과거 사실 만으로는 아무런 형사 책임을 지지 않으며, 의원직 사퇴나 선거 출마 제한 등의 제재 조치도 부과되지 않는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불가리아인들은 공산주의 시절의 과거 청산 문제에 큰 관심이 없고, 비밀경찰 협조자에 대한 비난 여론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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