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를 얼마나 더 받아야 문제가 없어질까요?”
‘새 차’를 구입한뒤 차량의 결함이나 하자를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차 품질과 애프터서비스(A/S)에 관련된 문제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올라오는 제보에 따르면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문제점이 발생한다. 심지어 10개월도 안돼 차량 정비소를 40번이나 갔다 온 사례도 있다.
엔진 소음, 액셀레이터 페달 소음, 에어컨 불량, 오버 히팅, 앰프고장, 차 떨림, 브레이크 소음 등 사연도 가지가지다. 도저히 새 차라고 보기 어려운 증상들이다.
피해 소비자에 대한 자동차 메이커의 태도도 문제다. 완벽한 상태로 출고돼야 할 신 차에 문제가 생겨도 차량 교환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고쳐주면 된다는 생각이다.
더욱이 A/S를 맡겨도 제대로 수리가 되지 않는다. 원인을 찾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본보에 접수된 신차 불만ㆍ피해사례를 모아봤다.
#사례1=소비자 김윤재(49ㆍ인천시 남구 간석4동) 씨는 지난 5월 10일 현대차 ‘그랜저TG'를 구입했다. 일주일 만에 차량의 문제가 발생해 교환을 끊임없이 요청했고, 7월 초에 교환을 받았다.
그러나 교환된 차량도 하나부터 열까지 문제투성이었다. 트렁크에 있는 예비타이어는 이물질이 묻어 있었고, 전면 좌측 안개등은 엉성하게 조립되어 있었다. 또한 엑셀페달은 밟을 때마다 소리가 심하게 났다.
더 큰 문제는 교환된 차량의 엔진에서 소음이 너무나 심했다. 이와 같은 사실을 현대차 관계자에게 확인을 시켜주자, “원인은 제너레이터다”라고 설명하며 “부속을 교환하면 괜찮다”며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답했다.
한 번 교환을 받았기에 울화통이 터지는 마음을 진정하고, 관계자의 말을 믿고 수리를 맡겼다. 그런데 수리 후에도 소음은 여전했고, 교환했다는 말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제너레이터 박스부분에 테이핑도 안 되어 있었다.
관계자에게 이 같은 문제를 따지자 관계자는 이번엔 “워터펌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다시 한 번 차량의 교환을 요구하자 관계자는 “먼저 문제의 원인부터 찾자”며 교환을 거부했다.
김 씨는 “출고하기 전에 차량의 문제가 있는지 확실하게 점검하는 게 상식이다. 신차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이건 소비자를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관계자에게 답변을 듣고자 전화를 했지만, 담당자는 외근 중이라고 말해 메모를 남겼지만 퇴근무렵까지 연락이 없었다.
#사례2=소비자 강경일(33ㆍ경기 수원시 권선구 세류3동) 씨는 작년 11월 초 쌍용차 '렉스턴2' 노블레스 최상급을 구입했다.
처음 1~2달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그 후 차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문제의 증상도 여러 가지였다. 40번 가량 차량정비소에 수리를 맡겨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차량정비소 측은 “환불은 안 된다”는 말만 했다.
본사로 전화를 해 불만을 토로했고, 본사 관계자는 “차의 문제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정비소로 차를 가져오라”고 대답했다.
차량을 가지고 정비소에 갔지만 본사 담당자는 오지 않고 지역 담당자 2명이 와서는, “차량 교환은 안 된다. 본사정비팀을 불러 확실히 수리해주겠다”고 말했다. 강 씨는 화는 났지만 본사에서 직접 수리를 해준다는 말을 믿고 차량의 수리를 맡겼다.
그러나 수리가 끝난 후에도 차량의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고, 다른 문제까지 발생했다. 고속 주행 시의 차량 떨림 현상은 여전했고, 주행 중 사이드 미러와 창문이 제 멋대로 움직이는 새로운 문제도 생겼다.
지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와 같은 차량의 문제에 대해 설명했지만 담당자는 또다시 수리를 맡기라는 대답밖에는 하지 않았다.
차량의 수리를 믿을 수 없어 판매자에게 차량 교환을 원한다고 말했다. 얼마 후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와서는 “차량 교환은 안 된다. 회사차원에서 확실히 수리해주겠다”고 똑같은 말만 반복했다. 화가 나서 법대로 한다고 하자, 고객센터 직원은 “마음대로 하세요”라고 답변을 했다.
강 씨는 “정비소는 확실히 수리가 된다고 말했지만 또다시 똑같은 문제가 생겼다. 본사 측에서 책임지고 수리하겠다는 말을 이제는 믿을 수가 없다.
또한 지역 담당자라는 사람이 ‘본사정비팀이 수리를 해 준다’고 했던 말도 알아보니 그 쪽 조언만 들은 것이었고, 고객센터 직원의 소비자 응대 태도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내용을 알아보고 답변을 주겠다"고 말했다.
#사례3=회사원 김정대(29ㆍ광주시 서구 광천동) 씨는 지난 1월 기아차 ‘뉴프라이드’를 구입했다.
김 씨는 그 해 여름 차량의 문제를 발견했다. 에어컨을 틀었지만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았다. 근처 ○○정비소로 가서 확인을 해보니 에어컨 냉매제는 없었고, 워셔액 주입구 밑 부분이 터져서 새고 있었다. 문제를 확인하고 수리를 했다.
그런데 얼마 후 다른 정비소에 가서 알아보니 에어컨 냉매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에어컨콘덴서 부분에 문제가 있어 냉매제가 샌 것이었다.
회사 측에 문제를 알리자, 회사 측은 “광주시에 있는 기아자동차 정비소에서 처리를 해 줄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지난 달 23일 수리를 맡겼다. 그러나 수리 후에도 에어컨콘덴서 부분의 문제는 여전했다.
똑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해, 고객센터와 본사에 문제점에 대해 여러 번 전화하고, 메일을 보내 항의하면 그뿐이었다.
김 씨는 “중고차를 산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피해를 봐야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서비스센터 직원과 본사 측 직원은 전화할 때마다 답답한 소리만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차량리콜과 같이 차량의 문제가 공식적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답변을 드릴 수 있다. 그러나 일일이 모든 소비자 불만사항에 대해서는 답변하기는 곤란한 점이 있다. 이 경우는 고객과 영업사원의 문제로 보인다.
이러한 불만 사항은 회사 고객불만처리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고객센터와 같은 회사 자체 시스템을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사례4=소비자 이유나(여ㆍ20ㆍ경기 안산시 본오 3동) 씨의 아버지는 지난 1월 경 포드자동차의 ‘링컨 MKZ'를 구입했다.
그러나 차량은 지난 8월 26일 엔진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냉각수가 끓어오르는 오버히트로 포드본사 정비 사업소로 견인되었다. 정비소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차 수리 이후에도 똑같은 문제로 또다시 견인되었다.
또한 첫 번째 수리 이후 차량에 장착된 내비게이션도 작동되지 않았다. 이에 수리를 요청했으나 어떠한 답변도 없었다.
이 씨는 “차량을 구입한 지 7개월도 지나지 않은 차량이 똑같은 문제가 2번씩이나 발생하는 것은 차량자체의 결함이 있는 것 같다.
또 수입업체 측인 선인 자동차는 문제점에 대해 어떠한 해명도 없었다. 고쳐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사례5=소비자 이건일(45·전남 목포시 산정동) 씨는 GM대우 ‘토스카’를 3월 26일 구입했다.
구입한 날부터 앰프고장에 이어 3월 31일 오후 4시경 갑자기 차가 심하게 떨렸다. 공장에 들어 하루종일 이리저리 뜯었다 붙였다 해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음날 광주공장으로 올라가 종일 수리받았다.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끝나 타고 내려오는데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차 교환을 요구했지만 한번만 믿어달라고 해서 화를 조금 가라앉히고 대여차를 받고 차를 광주로 올려보냈다.
일주일여만에 차를 찾으러 갔다. 차 떨림은 좀 잡힌 듯하나 시동를 켜면 ‘웅’ 하는 소리가 났다. 한번 더 믿어보자며 수리를 의뢰했다.
6월초 강원도를 3시간 정도 달렸는데, 갑자기 시속이 80~100km로 뚝 떨어졌다.
다시 차 교환을 의뢰했지만 원인을 찾을 기회를 달라고 해서 또다시 수리를 의뢰했다. 컴퓨터를 초기화해 보기도 하고, TCM이라는 컴퓨터 부품을 갈았지만 여전히 차가 나가지 않았다.
더 이상 수리할 수 없어 바꿔달라고 요구하자 “(우리에게) 원인을 찾을 기회를 안준다”며 오히려 큰소쳤다.
이 씨는 “이제 차만 보면 짜증난다. 4개월 동안 줄기차게 공장 들어갔으면 이 것으로 충분한 것 아니냐. 몇 달 신경 썼더니 혈압이 150, 간수치가 600까지 올라가 병원 치료를 받았다. 고발이라도 해서 손해배상을 받고싶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GM대우 관계자는 "출고 직후 1년 이내에 차량의 안전과 성능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간주되는 문제가 4회 이상 발생하면 회사 방침에 의해 교환을 해준다.
그러나 바로 사고로 이어질 만큼 차량이 허술하게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이 문제는 법에서 규정된 내용에 따라 보상할 것이다. 고객께서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례6=소비자 박동석(29·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씨는 올 3월초 르노삼성자동차 SM5블랙스페셜를 구매하였다.
그런데 7월 초부터 출발 때 브레이크에서 자꾸 소리가 나고 나중에는 주행중에도 소리가 심하게 났다. 르노삼성차 고객센터에 문의를 하니 “죄송하다”며 예약을 잡아주었다.
앞뒤 패드를 교환했다. 정비사는 “기존 패드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초부터 다시 브레이크에서 소리가 났다. 하루하루 넘어가다 보니까 짜증도 나고 해서 다시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다. 또 “죄송하다”면서 예약을 잡아주었다.
정비소에서 앞바퀴 캘리퍼 양쪽을 갈았다. 소리가 또 나면 “뒤쪽을 갈아준다”고 하면서 “이런 차들이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또 며칠 지나지않아 브레이크를 잡았을 때 소리가 심하게 나서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상담원은 “자기네들도 캘리퍼에 문제가 있는걸 알아서 자기네 연구소에서 9월 중순에 새로 나온다”며 그때 오라고 했다. 문제가 있는걸 알고도 차를 팔았던 것이다.
박 씨는 “그동안 시간이며, 기름값이며, 짜증에 정말 열받았다. 문제가 있는 걸 알면서 차를 팔다니 너무 한 것 아니냐. 고객소리함에 글을 남겼는데 아무런 연락도 없고, 하루하루 짜증나 죽겠다. 어떡해 해야할지 좀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본사 관계자는 "SM5는 50만대 이상 생산된 차량이다. 특정한 문제가 있는 차량이 아니다. 문제가 있는 제품이라면 벌써 리콜조치했을 것이다.
사업소 직원이 응대를 잘못한 것같다. 캘리퍼 문제는 회사의 입장이 아니다. 브레이크 쪽에 동일현상이 재현됐고, 부품을 갈아도 수리가 되지않아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한 것 같다. 충분히 백업하지 못해 고객에게 죄송하다. 보고가 됐으니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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