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가난한 이,
그리고 가장 배고픈 이가 된다.
그것도 요즘 들어 자주 말이다.
밥을 먹다 내 살을 씹는다.
때론 혀를 씹고 때론 속 입술을 씹는다.
아프다.
깜짝 놀랄 정도로 아프다.
그리고 오늘은 기어이 찔끔 피 맛을 보기도 했다.
혀다.
원인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밥을 먹으면서 동시에 말을 하려다,
혹은 밥을 먹다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와서
또는 밥을 삼켰는데도 딴 생각에 그것을 망각해 여전히 이를 동원시켰을 때.
그럴 때 나는 날 씹는다.
술을 먹다가 그랬다면
내 살을 안주로 씹어 먹었다고 읊조리기라도 하겠는데
대부분은 정량을 넘어선 숟가락질의 결과다.
오늘 혀는 정말 아팠다.
한참 먹는 것을 중단해야할 정도로 말이다.
문득 찾아온 생각,
내가 이토록 가난한가?
얼마나 먹을 것이 없어 내가 날 먹으려 한단 말인가.
그래도 다행이다.
식인의 굶주림에도 나는 다른 이가 아닌 나 자신을 잡아먹으려 했으니.
사진은 오늘 담은 파란 하늘이다.
아침,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때는 설마 오늘 날씨가 이럴까 싶었는데
취재 나선 하늘은 마냥 푸르기만 했다.
하늘은 천둥과 번개라는 제 살을 잡아먹고 이런 탐스런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연합뉴스 신영근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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